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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홀린 3D 영화 ‘아바타’의 힘

세계를 홀린 3D 영화 ‘아바타’의 힘

입력 2010-01-08 00:00
업데이트 2010-01-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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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만들어 지난해 12월 17일(이하 한국시간) 전세계 동시개봉한 ‘아바타’(Avatar)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17일만이라는 역대 최단 기간에 매출 10억달러(약 1조1천6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조만간 ‘타이타닉’(1997년)이 기록한 매출(18억달러)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돈다.

 3차원(3D) 공상과학(SF) 영화 ‘아바타’는 벌써 영상분야에서 3D 혁명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여기에 ‘아바타’ 내용을 중심으로 정치적 논란까지 이어지는 등 전 세계가 ‘아바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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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AP 연합뉴스
영화 ‘아바타’
AP 연합뉴스
 ●역대 흥행수익 1위는 시간문제

 지난해 12월17일 개봉한 ‘아바타’는 개봉 17일 만인 이달 2일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타이타닉’을 능가하는 역대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8일 세계 박스오피스를 집계하는 인터넷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아바타’는 11억3천만달러의 매출로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11억2천만달러.2003년)을 누르고 역대 흥행성적 2위에 올랐다.흥행성적 1위는 캐머런 자신이 만든 ‘타이타닉’(1997년).

 ‘아바타’ 제작진은 세계영화 사상 최대인 3억~5억달러에 이르는 제작비 본전을 이미 뽑았고,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도 거뒀다.

 ●국내서도 1천만 돌파 예고

 국내서도 ‘아바타’ 돌풍은 매섭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가입률 98%)에 따르면 아바타는 722만 명을 모았다.좌석점유율은 60~70%를 오가며 이번 주말 예매 점유율도 76%나 된다.

 개봉 4주차를 맞았지만,3D 상영관은 표가 동났다.CGV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바타’를 3D로 볼 수 있는 용산과 왕십리 CGV의 아이맥스 영화관은 0시 이후 심야를 제외하고,17일까지 모두 매진됐다.

 3D뿐 아니라 일반 상영관도 반응이 뜨겁다.

 영화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의 김경우 차장은 “2D의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아바타를 보는 4명 중 3명은 2D 관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흥행세에 힘입어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2009년)’이 보유한 외화 흥행기록(약 744만)을 깨는 것은 물론 최초의 ‘1천만 외화’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김 차장은 “이달 마지막 주에 관객 1천만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풍의 원인 3D 신기술

 ‘아바타’의 흥행은 ‘3D 혁명’이라고 불리는 놀라운 기술력에 힘입은 바 크다.

 ‘아바타’는 캐머런 감독이 14년간 구상하고 4년간 제작한 영화다.특수효과 감독 출신답게 그가 보여준 3D 기술은 전인미답이다.

 기존 3D 영화가 배우들이 몸 곳곳에 센서를 달고 연기한 뒤 컴퓨터그래픽(CG)을 입히는 ‘모션 캡처 방식’을 사용했다면,‘아바타’는 연기와 CG가 동시에 이뤄지는 ‘이모션 퍼포먼스 캡처 방식’으로 촬영했다.

 즉,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장비를 배우들 머리에 씌우면 이 장비는 배우의 얼굴 근육 움직임은 물론 속눈썹 떨림까지 세밀하게 담아낸다.

 배우들은 자신이 어떠한 배경과 상황에 부닥쳐 있는지 화면을 직접 보며 감정까지 생생하게 연기할 수 있다.세트장에는 카메라 250여 대가 설치돼 세분화한 각도에서 배우들의 표정을 담았다.

 이런 기술적 성과와 흥행성적에 고무된 세계 영화인들이 3D 영화 제작에 적극 참여한다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3D 영화는 150편에 이른다.할리우드에서만 올해 20편이 넘는 3D영화가 예정돼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팀 버튼 등 유명 감독들도 3D 영화를 다투어 만드는 중이며,‘아바타’로 만루홈런을 친 캐머런 감독은 ‘타이타닉’을 3D로 다시 만들 예정이다.

 ●TV로 이어지는 3D 혁명

 박스오피스 분석가인 제프 복(Jeff Bock)은 ‘아바타’의 흥행에 대해 최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D의 파급 효과가 정신없이 빠르게 관련 업계를 강타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TV프로그램을 3D화 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다.미국 ESPN과 디스커버리 채널은 최근 3D TV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ESPN은 오는 6월부터 3D 서비스 전문인 ESPN 3-D 전파를 쏘기 시작한다.첫 서비스는 6월11일 남아공과 멕시코 간 월드컵 축구 경기 중계다.ESPN은 최대 25게임을 3D로 중계할 계획이다.

 디스커버리채널도 소니 및 아이맥스와 공동으로 201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24/7 전용 3D TV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 리서치 기관인 디스플레이리서치는 3D 디스플레이 시장이 연평균 38% 성장해 오는 2018년 22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산업계도 3D 물결

 한국도 이러한 추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일부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방영하는 3D 입체방송 채널을 선보이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3리얼리티’,‘페이스’,‘일렉트릭 스카이’ 등 해외 3D 제작 전문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며,국내에서 3D 영상 제작에 나서는 ‘몽고나무’,영산대학교 등과도 공동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콘텐츠에 성패가 걸린 3D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인 드림웍스와 최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3D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3D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3D TV와 3D 블루레이 플레이어·홈시어터·콘텐츠·안경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고 전체 LED TV 판매 라인업의 절반 이상에 3D 기능을 탑재할 방침이다.

 ●3D 상영관은 증가,3D 한국 영화는?

 ‘아바타’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 대형 극장 체인들도 3D 상영관을 확대하는 추세다.

 ‘아바타’ 상영 이전 3D 상영관은 70여 곳이었으나 8일 현재 117관에 이른다.CGV는 ‘아바타’ 상영을 전후해 56개에서 80개로 3D 상영관을 늘렸으며 롯데시네마도 17개에서 30개로 확대했다.메가박스는 7개 관을 운영한다.

 메가박스는 올해 30개 관 규모로 3D 상영관을 갖출 계획이다.CGV도 올해 전체(약 575개 관)의 30%를 3D화할 것으로 예상하며,롯데시네마도 3D 상영관 확대를 검토하는 상태다.

 3D 상영관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3D 영화 제작도 속도를 낸다.

 선봉장은 ‘친구’와 ‘해운대’로 흥행감독 반열에 오른 곽경택 감독과 윤제균 감독.

 곽 감독은 제2차 연평해전을 다룬 ‘아름다운 우리’를 3D로 준비 중이다.윤 감독은 SF영화 ‘제7광구’의 3D 제작을 고려한다.모두 100억원이 넘는 대작이 될 전망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상당수 영화가 3D로 기획되고 있다.투자사들이 투자 여부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3D 영화의 날갯짓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D 실사영화 ‘못’을 찍은 최익환 감독은 “생각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지금은 ‘아바타’가 거둔 수익으로 고무됐지만 2~3년 안에 시장에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감독들과 스태프들은 기술적으로 3D를 자유자재로 만들 만한 훈련이 거의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그리고 아바타는?

 캐머런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특수효과 전문가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물리학과를 다닌 그는 특수효과의 한 분야인 미니어처 제작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고,‘터미네이터2’로 디지털 특수효과를,‘트루 라이즈’로 하이퍼 리얼리즘 특수효과를 도입했다.그는 ‘아바타’에서도 ‘이모션 퍼포먼스 캡처 방식’을 새롭게 선보이며 또 한 차례 영화 기술혁명을 선도한다.

 이런 경력을 지닌 그가 만든 ‘아바타’는 내용이 그리 새롭다고 보기는 어렵다.서부영화 ‘늑대와 춤을’(1990)과 베트남전 영화 ‘지옥의 묵시록’(1979)을 떠올리는 익숙한 내용이다.

 가까운 미래,지구에는 에너지원이 고갈되고 인간은 지구에서 4.4 광년 떨어진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한다.

 독성을 지닌 판도라의 대기 때문에 인간은 판도라 토착민인 나비의 외형에 인간 의식을 주입해 원격 조종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낸다.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샘 워딩튼)는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여해 나비 족에 침투하는 임무를 맡는다.하지만,나비 족장 딸인 네이티리(조 샐다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판도라를 지키려는 나비족 일원이 되어 간다.

 이처럼 그리 신선할 것 없는 내용을 둘러싸고 ‘아바타’에 대한 논란은 가열되는 양상이다.ABC뉴스 인터넷판은 7일 이 영화에 담긴 친환경·반전이라는 메시지가 보수 논객을 자극한다고 보도했다.

 영화에서 나비족들이 학살되는 장면을 두고 “미국의 이라크전을 비판하는 명백한 정치적 영화”라든가,“영화의 결말은 깊은 반미주의의 표현”이라는 주장을 제기됐으며,일부 공화당 지지층은 나비족이 민주당 당색인 푸른 빛(Blue)을 띈다는 점도 문제삼는다.

 영화비평가 패트릭 골드슈타인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문에서 “아바타가 구현한 놀라운 이미지와 즐거움을 도외시한 채 영화 속에 담긴 정치적 의미만을 캐려는 보수주의자들의 모습은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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