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현상이 여전하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3%가 대략의 정보만 안 상태에서 의약품을 복용한 적이 있으며,24.7%는 증상을 빨리 호전시키기 위해 의약품을 적정량보다 많이 복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의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약화사고나 어린이들의 오용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올바른 약 복용법은 매우 중요한 정보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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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먹는 것은 금물
약을 받으면 우선 본인의 성명, 용법과 용량을 확인하고 약 봉투에 표시된 복용 횟수, 복용시간 및 복용방법을 챙겨 읽어야 한다. 약봉투에 별도의 복약지시문이 첨부된 경우에는 이를 잘 읽고 참조해야 한다. 의사가 다른 설명이 없는 경우라면 봉투에 적힌 용법대로 복용하되, 임의로 복용을 멈추거나 양을 바꿔서는 안된다. 또 다른 사람의 약을 먹거나 자신의 약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 전에 먹다 남은 약을 다시 먹는 것도 금물이다.
●약 먹는 시간
▲식후 30분에 먹는 약 대부분의 약은 식후 30분에 먹는다. 식사와 연관지으면 복용시간을 잊어버릴 염려가 적고, 음식물이 소화관의 점막을 보호, 위 점막에 대한 자극을 줄여주기도 한다. 특히 심한 위장 장애가 따르는 해열진통제 등은 경우에 따라 식사 중이나 식후에 바로 복용하기도 한다.
▲식전 30분에 먹는 약 식사 후 복용으로 약의 흡수가 떨어지거나,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해 식전에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복 상태에서 약을 먹어 속이 쓰리거나 거북할 경우에는 식후에 복용할 수도 있다.
▲식간에 먹는 약 식사와 식사 사이의 공복에 맞춰 복용하라는 의미로, 보통은 식사 전·후 2시간을 말한다. 음식물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하고, 빠른 약효가 필요한 경우에 적용하는 복용법이다. 강심제나 공복시 위산에 의한 위장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는 제산제 등이 대표적이다.
▲일정한 간격 또는 특정 시간에 먹는 약 일정한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서 식사와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약도 있다. 이 경우, 예컨대 8시간 간격이라면 오전 7시, 오후 3시와 11시 등으로 미리 시간을 정해 두고 복용하면 좋다. 특정시간에 먹는 약은 약효가 최고로 나타나거나, 약효 발현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로, 일부 고지혈증치료제나 검사 전에 복용하는 약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스, 우유로 먹는 것은 금물
약은 음식물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충분한 양의 물(1컵 정도)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충분한 물과 함께 먹어야 식도와 위장 자극이 적고, 흡수가 빠르다. 우유나 오렌지 주스는 약효나 흡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피하는 게 좋다. 간혹 복용 시간을 넘긴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생각나는 즉시 복용하도록 한다. 단, 다음 복용시간이 너무 가까울 때에는 그 때 복용하되, 한꺼번에 2배 용량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은 본래의 약병이나 봉투에 보관해야 하며, 약효나 약의 변질을 막기 위해 습기가 적고 시원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불확실하거나 특히 냉장 보관약을 잘못 보관해 변색 또는 변질이 의심되면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약의 부작용
약 복용 중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의사,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드러난 부작용이 약에 의한 것인지 질병의 증상인지 확인한 후 복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또 약물끼리 서로 영향을 끼치거나 질병의 상태를 변화시키기도 하므로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할 경우 미리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처방 전에는 약물 부작용 경험, 임신 여부 등을 미리 알려야 적절한 약물 선택 및 용량을 결정할 수 있다.
▲물약 먼저 용기를 잘 흔들어 균일하게 섞은 후, 지시된 양을 스푼이나 컵에 부어 먹인다. 지시량이 소량일 경우 주사기를 이용하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용기를 이용할 경우 바닥에 약이 침전되기 쉬우므로 물을 넣어 다시 한번 먹인다. 시럽제를 먹일 경우 약이 기관지로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뒤로 젖히고 코를 잡아 호흡을 멈추게 한 뒤 입에 흘려 넣으면 된다. 단맛이 나는 시럽은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 몰래 먹지 않도록 해야 하며, 다른 병에 들어있는 약은 섞어서 먹이지 않는다. 건조 시럽제는 지시대로 유효기간 안에 매회 물약을 만들어 먹이면 된다.
▲가루약 아이들이 가루약을 먹지 않으려 할 경우 1회분씩 물에 녹여 먹이거나 꿀, 잼, 주스, 요구르트 등과 섞어 먹이면 된다. 유아의 경우 갠 약을 깨끗한 손가락 끝에 발라 위턱이나 볼 안쪽에 문질러 바른 뒤 즉시 우유나 미지근한 물 등을 먹이면 된다. 약을 임의로 우유에 타서 먹이면 나중에 우유 자체를 싫어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알약 아이가 물만 넘기고 약이 입 안에 남는 경우라면 알약을 혀의 뒤쪽 깊이 놓아주면 쉽게 삼킨다. 어린아이에게 알약을 무리하게 먹이면 질식할 염려가 있으며,3∼4세가 되면 약의 양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알약이나 캡슐을 잘 먹는 습관을 들여주면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6-02-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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