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産銀 인수제안 거절은 오판

리먼, 産銀 인수제안 거절은 오판

입력 2009-09-19 00:00
수정 2009-09-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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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의 실패 】로렌스 G 맥도널드·패트릭 로빈슨 지음 컬쳐앤스토리 펴냄

지난해 투자금융사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상식의 실패’(로렌스 G 맥도널드, 패트릭 로빈슨 지음, 이현주 옮김, 컬쳐앤스토리 펴냄)는 리먼 붕괴의 원인과 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파헤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에서 부실채권 및 전환주식 거래 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한 로렌스 G 맥도널드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패트릭 로빈슨과 함께 이 책을 썼다.

저자는 금융 재앙의 원인을 미국 투자은행들의 ‘상식을 벗어난 행태’에서 찾는다. 1933년에 제정된 글래스 스티걸 법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합병을 막아 왔지만, 1999년 대형 은행들의 ‘규제철폐’ 주장에 따라 폐기되고 만다. 이에 따라 전개된 투자은행들의 무제한적 인수합병과 자본 거래, 도덕적 해이가 세계를 금융 위기로 몰고 갔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리먼 경영진의 잘못된 리더십 역시 리먼 파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자는 이를 ‘독선과 아집의 치명적 리더십’이라 지칭한다. 당시 월스트리트 투자회사들은 본연적 업무와 거리가 먼 모기지에 과도하게 집착해 엄청난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사들였는데, 리먼도 마찬가지였다. 중간 관리자들은 이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리처드 풀드 회장 등 최고위층은 소통을 거부하고 무시하며 근거없이 회생을 자신했다.

또 하나 풀드 회장의 중대한 실책은 한국 산업은행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이었다. 한국 정부가 3번에 걸쳐 제안했지만 허세에 찬 풀드 회장은 거부하기만 했다. 저자는 “풀드가 또다시 저지른 190억달러짜리 실수였고 이제는 아무 것도 없다.”고 회고한다. 한국과의 협상이 결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9월15일, 리먼은 결국 파산하고 만다.

책은 한 평범한 청년의 인생 도전기로도 손색없다. 월스트리트 진출이 꿈이었던 맥도널드는 여러 투자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자격미달과 금융업무 경력 부족 등을 이유로 퇴짜 맞기 일쑤였다. 냉동회사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게 된 그는 미국 내 판매실적 1위를 달성하면서 경력과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인터넷 기업 운영, 모건 스탠리 등을 거쳐 마침내 월스트리트 입성에 성공했다. 1만 98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9-09-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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