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만년 과장…60년 연기 인생, 배우 오현경 별세

‘손자병법’ 만년 과장…60년 연기 인생, 배우 오현경 별세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3-01 17:38
수정 2024-03-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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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 생활
식도암, 위암 등 두 차례 위기 뒤에도 복귀
서울연극제·대한민국연극대상 수상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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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오현경. 연합뉴스
원로배우 오현경. 연합뉴스
60년 넘게 연극 무대와 TV에서 연기 외길을 걸어온 원로배우 오현경이 별세했다. 88세.

1일 유족에 따르면 오현경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9시쯤 경기도 김포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고인은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를 처음 열었다. 특히 1987년부터 6년간 방송된 드라마 ‘손자병법’에서 부장 진급에 실패하는 만년 과장 이장수 역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이유로 고인을 탤런트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만, 그는 천생 연극배우였다.

고인은 1954년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이듬해 전국 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서 ‘사육신’으로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확인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뒤에는 연세 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동천홍’, ‘허생전’ 등 수많은 연극작품에 출연했다.

오현경은 연극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발성과 화술의 대가로 유명하다. 2001년 자신의 개인재산을 털어 배우 재교육 연구소 ‘송백당’을 세워 배우들에게 우리말 모음의 장·단음 구별법과 억양을 가르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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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연극배우 오현경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4.3.1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연극배우 오현경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4.3.1 연합뉴스
오현경은 1994년에는 식도암으로 2007년에는 또다시 위암 수술을 받는 등 연기 인생 곳곳 병마에 시달리며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2008년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제2의 배우 전성기’를 맞았다.

2008년에는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주인공’에서 주연 최팔영 역할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에는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연극 대상 남자연기상을 타기도 했다.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그의 연기 투혼은 식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에는 연세 극예술연구회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합동 공연 ‘한여름 밤의 꿈’에 출연하기도 했다. 결국 이 작품은 오현경이 무대에 마지막으로 오른 유작이 됐다.

고인은 동아연극상(1966), 백상예술대상(1985), KBS 연기대상(1992), 서울시문화상(2011) 등을 수상했고, 2013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선출된 뒤 보관문화훈장도 받았다.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아내 윤소정 배우와는 1964년 TBC 1기 공채 탤런트로 만나 결혼했고, 지난 2017년 사별했다. 유족은 배우인 딸 오지혜씨와 아들 오세호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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