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서울의 변화를 ‘용적률’ 로 압축하다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서울의 변화를 ‘용적률’ 로 압축하다

함혜리 기자
입력 2016-05-27 14:09
수정 2016-05-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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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 현지서 한국관 개막

 베니스 비엔날레 제 15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가 26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현지에서 개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날 오후 한국관 개막식을 열고 지난 50년간 서울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이자 사람들의 집단적 욕망을 드러내는 지수인 ‘용적률’을 주제로 한 전시를 공개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주제인 ‘전선(前線)에서 알리다’에 대응해 선택된 테마인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바닥 면적의 합계)의 비율을 뜻한다. 위원회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아파트 대신 중간 규모의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고,젊은 건축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창의적인 용적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로서 총괄 운영하는 이번 전시는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공동 큐레이터로는 신은기 인천대 교수, 안기현 한양대 교수, 김승범 브이더블유랩 대표, 정이삭 에이코랩 대표, 정다은 코어건축 팀장이 참가했다.

 전시장은 ‘게임의 규칙’, ‘게임의 양상’, ‘게임의 배경’, ‘게임을 보는 관점’, ‘게임의 의미’ 등 5개 공간으로 나뉜다. 도입부에 해당하는 ‘게임의 규칙’은 땅, 건물, 규칙 사이에서 펼쳐지는 용적률 게임의 특성을 설명한다. ‘게임의 양상’에서는 2010년 이후 지어진 건축물 36개를 시각화한 작업의 결과물이 나온다. 실제 건물을 75분의 1 크기로 줄인 모형을 통해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면적의 비율)과 용적률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자 애쓰는 건축가들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특성을 다양한 통계와 그래프로 제시하고,‘게임을 보는 관점’은 다세대주택을 소재로 한 강성은·백승우·정연두·신경섭 작가의 회화와 사진, 영상 작품을 보여준다.

‘게임의 의미’에서는 용적률 게임이 현대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의를 소개한다. 용적률 게임은 ‘땅-법-건물’ 세가지 변수에 의해 만들어지며 한 뼘의 공간이라도 더 요구하는 토지주, 건축주(소비자), 이에 부응해 건물을 짓는 개발업자, 건설사, 건축가(공급자), 그리고 이를 법과 제도로 통제하는 정부(통제자)가 선수로 참여하여 게임을 벌인다. 초고층 오피스부터 협소 주택에게 이르기까지 유형과 규모를 넘나들며 나타나는데, 지난 수십 년간 게임을 주도한 사람들은 토지주와 개발업자였으며, 건축가들은 공급자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 자리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용적률은 세계 대도시에 다 있지만, 용적률 게임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는 곳은 서울”이라면서 “용적률 게임은 경제력이 있는 아시아의 대도시들이 앞으로 겪게 될 공통의 숙제”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2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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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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