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신청 철회키로

문화재청,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신청 철회키로

입력 2016-04-11 09:14
수정 2016-04-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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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자문기구 이코모스, ‘반려’ 판정

문화재청이 유네스코에 제출한 ‘한국의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한국의 서원’에 대해 ‘반려’ 판정이 나왔다”며 “12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거쳐 등재 신청을 철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하려는 유산을 심사해 ‘등재권고’(Inscribe), ‘보류’(Refer), ‘반려’(Defer), ‘등재불가’(Not to inscribe) 등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한다.

이번 전문가 심사에서 이코모스는 특히 서원은 입지상 자연과의 조화가 중요한데, 서원의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문화재청이 서원들의 보호구역을 확대했으나, 이코모스가 다시 현지 심사를 하겠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면서 “이코모스의 심사를 다시 받게 되면 2년의 세월이 소요돼 어차피 올해 등재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모스 심사에서는 ‘한국의 서원’들이 가진 문화유산으로서의 독창성과 연계성, 대표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그는 “이코모스가 한국의 서원이 중국·일본의 서원과 어떤 점에서 다르고, 국내에 있는 400여개의 서원 가운데 9개 서원을 선정한 이유와 서원들 사이의 공통점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 한국의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이며,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앞서 문화재청은 2009년에도 남해안 일대의 공룡 화석지를 묶은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이 유네스코의 또 다른 세계유산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등재 불가’ 판정을 받자 등재를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의 서원’은 세계유산 우선 등재 추진 대상인 ‘서울 한양도성’과 ‘한국의 전통산사’에 이어 2018년 이후 등재를 재신청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양산 통도사 등 전통 사찰 7개를 모은 ‘한국의 전통산사’도 이코모스에 문화유산의 연계성과 대표성을 납득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1천 개를 넘으면서 등재 심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일본은 이미 지난 1월 나가사키에 있는 교회 14개를 묶은 ‘나가사키 교회군’의 등재 신청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서원이 가진 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니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신청서를 충실히 다듬어 다시 등재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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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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