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음반 먼저 사자”…새벽부터 줄서기 진풍경

“조성진 음반 먼저 사자”…새벽부터 줄서기 진풍경

입력 2015-11-06 10:41
수정 2015-11-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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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서 전 세계 최초 판매…1호 구매자 “직접 사야 의미…설렌다”

6일 오전 9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자리잡은 소규모 클래식 음반 전문 판매점 풍월당 앞에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줄서기 행렬이 아침부터 이어졌다.

지난달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의 콩쿠르 실황 연주 음반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몰려든 사람들이다.

오전 7시 30분부터 구매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해 오전 9시를 넘어서는 번호표를 받아든 사람들이 100명을 넘어섰다.

이곳은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이 이날 전세계 동시 발매하는 조성진의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앨범’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판매된 장소다.

당초 평일 정오에 문을 여는 풍월당은 조성진의 음반을 손꼽아 기다리는 한국 팬들을 위해 개장 시간을 오전 9시로 앞당겨 국내 음판점은 물론 세계 어느 곳보다도 먼저 이 음반의 오프라인 판매를 개시했다. 온라인 음원은 정오부터 공개된다.

이번 음반의 ‘세계 최초 구매자’가 된 학생 최재혁 씨는 “인터넷에서 사서 택배로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직접 와서 사는 것은 조금 다르고, 더 의미있을 것 같아서 왔다”며 “세계 최초 구매자로서 음반 포장을 처음 뜯을 때 묘한 설렘이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클래식 음악팬인 최재혁 씨는 이날 구매를 위해 개장 1시간 30분 전인 오전 7시30분부터 기다렸다.

그는 “콩쿠르 후 나중에 몰아서 조성진의 연주 장면을 봤다”며 “표준적 해석을 잃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드러나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음반을 한시라도 빨리 듣기 위해 일산, 대학로 등 멀리서 찾아온 이들도 많았다. 지인들에게 선물하겠다며 10장 이상 사가는 구매자도 눈에 띄었다.

일산에서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조치환(75) 씨는 “한국 젊은이가 세계 음악의 제왕이 됐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며 “이런 데서 음반을 사주는 것이 후원이고, 그래야 또다른 많은 영재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주요 온라인 음반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만으로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클래식 음반을 먼저 사기 위해 줄서기까지 하는 것은 유례없는 진풍경이다.

이번 음반의 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은 예약이 많이 들어오자 초도 물량을 상향 조정해 5만장을 찍었다. 1만장을 내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려운 클래식 음반으로서는 10년 내에 가장 많은 사례에 속한다. 일반적인 클래식 음반의 20배 수준이다.

이처럼 조성진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도 “클래식 음반을 사기 위해 줄서기를 하는 경우는 처음봤다”며 “굉장히 신기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내 음반사들은 조성진의 이번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클래식 팬들의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이번 음반은 내년 초까지 7만장, 내년 상반기까지 10만장 정도 판매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음반도 그렇지만 이것이 젊은이들이 클래식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음반을 사러 온 대학원생 윤상화(29) 씨는 “세계 동시 발매되는 음반을 한국에서 한국 팬들이 가장 먼저 사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왔다”며 “조성진의 우승 직후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없던 주변 친구들도 그의 연주를 들어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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