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中신문 기고글 추정 119편 첫 확인

단재 신채호 中신문 기고글 추정 119편 첫 확인

입력 2010-08-12 00:00
수정 2010-08-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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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 선생이 중국신문 기자로 활동할 때 신문에 기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119편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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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의 글로 추정되는 북경중화신보 1918년 5월19일자 시평. 단재 연구 전문가인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주현 교수는 12일 충북대에서 열린 ‘홍범식 순국 100주년, 신채호 탄신 1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중국신문에 ‘박(博)’이라는 필명으로 실린 글 119편이 단재의 글임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단재가 중국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며 해당 논설과 시평을 썼다는 것은 정인보, 신석우 등의 저술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나 정작 단재가 중국신문에 기고한 글은 지금까지 단 한편도 확인된 것이 없었다. 연합뉴스
단재의 글로 추정되는 북경중화신보 1918년 5월19일자 시평. 단재 연구 전문가인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주현 교수는 12일 충북대에서 열린 ‘홍범식 순국 100주년, 신채호 탄신 1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중국신문에 ‘박(博)’이라는 필명으로 실린 글 119편이 단재의 글임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단재가 중국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며 해당 논설과 시평을 썼다는 것은 정인보, 신석우 등의 저술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나 정작 단재가 중국신문에 기고한 글은 지금까지 단 한편도 확인된 것이 없었다.
연합뉴스
 단재가 중국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며 해당 논설과 시평을 썼다는 것은 정인보,신석우 등의 저술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나 정작 단재가 중국신문에 기고한 글은 단 한편도 확인된 것이 없었다.

 단재가 근무한 신문사가 어느 곳인지 알려지지 않았고 본명이 아닌 필명을 사용한 탓이었다.

 단재 연구 전문가인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주현 교수는 12일 충북대에서 열린 ‘홍범식 순국 100주년,신채호 탄신 1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중국신문에 ‘박(博)’이라는 필명으로 실린 글 119편이 단재의 글임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단재가 기자로 활동한 신문사가 ‘북경중화신보’와 ‘상해중화신보’이며,박(博)이라는 필명으로 논설 1편,시평 101편,평론 17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단재가 자신의 원고에서 한 글자를 신문사가 임의로 고쳤다는 이유로 기고를 거절했다는 일화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우창(于蒼) 신석우는 ‘단재의 의(矣)’라는 글에서 ”그것은 단재가 북경에 있을 때다.상시의 중국은 대통령에 풍국장(펑궈장),국무총리에 단기서(돤치루이)가 있어 정치할 때다.중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중화보의 사설을 쓰고 생계를 해 나가던 때건만 오자 일자를 내었다 하야 그날로 단연 집필을 거절하였다“고 썼다.

 펑궈장과 돤치루이가 각각 대리총통과 국무총리로 있던 시기는 1917년 7월~1918년 10월로 당시 중화보라는 사명의 신문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중화보의 실체를 ‘북경중화신보’로 추정하고 이 기간 지면을 검토해 1918년 5월20일자 신문에서 ‘경정 작일시평 대가안념의지의자 오배위양자 특차경정(更正 昨日時評 大可安念矣之矣字 誤排爲兩字 特此更正)’이라는 구절을 찾아냈다.

 전날 시평에서 ‘대가안념의(大可安念矣)’가 옳은데 그만 두 글자를 잘못 배열해 특별히 이를 고친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문이다.

 원문은 박(博)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필자가 쓴 5월19일 기고한 ‘정부의 변명’이라는 시평으로,필자는 ‘대가안념의’라는 표현을 썼으나 신문에는 ‘대가안념일소(大可安念一笑)’로 실렸다.

 ‘의(矣)’를 일소(一笑)로 고쳐 ‘크게 안심할 수 있다’가 ‘크게 안심하고 한 번 웃을 수 있다’로 바뀌었지만 의미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의미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신문사에서 정정보도문을 냈다는 것은 저자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단한 오자도 아니었지만 단재가 크게 화를 냈다는 신석우의 증언과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이 북경중화신보에 기고한 글 102편과 북경중화신보 정간 중 상해중화신보에 기고한 글 17편을 찾아내 단재의 글과 비교·분석한 결과 즉(則)·의(矣)·시야(是也) 등의 표현이 자주 보이는 등 단재의 글과 문체나 단어의 배열이 거의 일치했다고 말했다.

 ‘박’이 중화신보에 쓴 글은 모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등 중국의 현실에 대한 글로 한민족과 조선에 관한 글은 발견되지 않았고,일부 글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아국군사권(我國軍事權)’,오화인(吾華人)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중국신문의 기자로서 단재는 아(我),오(吾) 등 중국 독자를 위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단재가 돈을 위해 중국신문에 글을 쓴 것을 뉘우쳤다는 신석우의 회고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경중화신보와 상해중화신보에 실린 ‘박’의 글은 단재의 것임이 확실하다“며 ”이는 단재 연구는 물론 한국 언론사와 독립운동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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