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 채지충 논어 등 엮어 출간
중국 고전 사상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이와 관련된 책들은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다. 삶을 올바르게 걸어가게 하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인의예지(仁義禮智),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만화로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어떨까.타이완 작가 채지충(61)은 ‘삼국지’, ‘수호지’, ‘십팔사략’ 등을 그린 한국의 고우영(1938~2005), ‘철인28호’, ‘바벨2세’, ‘전략 삼국지’를 그린 일본의 요코야마 미쓰테루(1934~2004)와 함께 아시아 3대 만화가로 꼽힌다. 17세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1985년에는 타이완을 빛낸 10인의 청년으로 뽑혔다. 그는 방대하고 난해한 중국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해석해 만화로 옮긴 천재 작가로 유명하다. 동양적인 그림체와 재치 넘치는 내용을 담은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으로 출판돼 중국 만화의 입지를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다.
1990년대 국내에서도 중국 고전을 총망라한 채지충의 55권짜리 전집으로 출판돼 초등학생부터 대학 총장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끈 적이 있으나 절판돼 아쉬움을 남긴 터. 이러한 채지충의 작품 가운데 논어, 맹자, 장자, 노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골라 김영사가 ‘깐깐한 공자맹자 유유자적 노자장자’로 추려냈다. 예를 통해 세상을 교화하려 했던 공자의 사상, 맹자의 유가 사상, 유가 사상을 맹렬하게 비판했던 노자·장자의 사상이 간결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됐다.
채지충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려운 문어체로 된 중국 고전은 일반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운데 만화는 친화력이 크고 가장 쉽게 독자를 공략하는 일종의 무기”라면서 “그래서 중국의 역대 경전들을 만화로 개작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성현들과 어깨를 맞대고 도를 논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사는 조만간 불교 고전을 다룬 채지충의 작품도 펴낼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06-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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