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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 복원 현장] 공사 어디까지 진행됐나

[서울성곽 복원 현장] 공사 어디까지 진행됐나

입력 2009-02-09 00:00
업데이트 2009-02-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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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古都 숨결 되살리기… 18㎞중 11㎞ 복원 마쳐

숭례문 복원 작업과 동시에 이를 서울 성곽과 잇는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서울성곽은 서울 시내를 에워싼 조선시대 도성(都城)의 성곽으로, 일제 강점기 때 훼손돼 지금은 산지 성곽 일부만 남아 있다.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현재 총길이 1만 8127m 가운데 1만 1231m 구간의 복원을 마쳤다. 다음달에 인왕산 중턱~창의문 구간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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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낙산 가는 길에서 바라본 흥인지문이 웅장함을 과시했다. 서울 성곽은 담쟁이넝쿨과 엉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8일 서울 종로구 낙산 가는 길에서 바라본 흥인지문이 웅장함을 과시했다. 서울 성곽은 담쟁이넝쿨과 엉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내년까지 인왕산 835m 복원 마칠 듯

8일 낮 인왕산 복원공사 현장을 찾았다. 동절기로 공사가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해 3~12월 사직공원 부근부터 산중턱까지 283m 구간의 성곽복원을 마쳤다. 거의 하루에 1m꼴로 공사가 진척된 셈이다. 공사가 더딘 까닭을 물으니, 공사에 참여한 석공 강신갑(69)씨는 “경사가 가파르고 바위가 많아 공사 소요시간을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1m 복원하는 비용만 600만~800만원이나 들어갈 만큼 힘든 작업이라 경력이 최소 10년 이상인 석공들만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때 쌓은 성벽은 누렇게 빛바래고 마모된 돌과, 그 위 새롭게 올린 하얀 화강암이 확연하게 구분돼 ‘세월의 무게’를 드러냈다. 인왕산 사직공원에서 산 중턱 군부대 방향으로 올라가니 돌을 끌어 올리는 레일이 눈에 띄었다. 이 레일 위에 모터를 이용한 운반기계를 올려 돌을 실어 나른다. 레일 옆쪽으로 군 순찰로로 쓰이는 계단과 새롭게 조성한 ‘회곽로’가 성곽벽을 따라 이어졌다. 회곽로는 계단모양으로 돌을 쌓고 황토를 쌓아 올려 만들었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북구, 서대문구로 이어지는 성곽 중 현재 공사가 끝난 곳은 삼청, 성북지구를 포함해 1.12㎞. 추위가 풀리는 3월엔 인왕산 총 550m 구간 공사에 다시 착수한다. 내년까지 835m 잔여 구간의 멸실된 성곽이 새롭게 태어난다. 시는 이 공사와 별도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탐방로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복원이 모두 완료되면 방어 목적을 지닌 성곽이 4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18㎞ 전 성곽 관리에 경비원 1명

산 정상부근 헬기 착륙장에 도착하니 성곽을 기준으로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와 종로구 청운동 일대로 나눠지는 풍경이 한 눈에 보였다. 조망도 좋지만 높이도 338m로 적당해 1993년 개방된 이래 시민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10년 넘게 인왕산을 오른다는 엄상수(62)씨는 “어렵게 다시 짓는 성곽인 만큼 보존이 잘돼야 하는데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성곽 벽 사이에 끼워 넣는 사람을 보면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서울시 문화재관리팀 관계자는 “일제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면서 “군부대에서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훼손 정도가 훨씬 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 복구·복원만큼 중요한 사항이 바로 보존과 관리다. 복원된 이후의 관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서울시는 현재 연 4회 정기순찰과 전문가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해빙기, 결빙기엔 문화재위원 등이 성벽 보존 점검을 나온다. 하지만 현재 성곽 순찰을 담당하는 인원은 문화재과 소속 경비관리인 2명뿐이다. 게다가 결원이 생겨 현재 18㎞나 되는 서울 성곽을 단 1명이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측은 “곧 충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남은 성곽 구간 복원공사도 ‘안갯속’이다. 장충동·광희문 주택가나 숭례문 주변 도로, 이화여고·창덕여중 일대는 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복원 일정을 짜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원할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복원하겠지만, 이미 도심화·상업화된 지역은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곽이 끊긴 곳은 바닥에 페인트로 궤적을 표시하고, 구름다리로 연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9-02-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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