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불기 1년 늦춘다

한국불교 불기 1년 늦춘다

입력 2007-09-13 00:00
수정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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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에서 잘못 쓰고 있는 불기(佛紀)를 바로잡는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들은 최근 제174차 임시종회에서 지금의 불기가 잘못됐음을 인정,‘불기사용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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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 임시종회에서 의원들이 불기(佛紀)를 바로잡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최근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 임시종회에서 의원들이 불기(佛紀)를 바로잡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그동안 불교학자와 몇몇 스님들이 한국불교의 잘못된 불기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으나 조계종 중앙종회 전체 차원에서 뜻을 모아 전격적으로 특위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수정에 나서 불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불교계는 대부분 올해 기준 불기를 2550년으로 쓰고 있지만 한국과 한국불교의 불기를 그대로 받은 중국, 그리고 스리랑카, 베트남에서만 2551년으로 쓰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 불교계가 참가하는 국내외 각종 불교 관련 행사나 출판물 표기에서 마찰을 빚는 등 혼란이 계속됐지만 종단차원에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해묵은 과제로 남아 있었다.<서울신문 7월19일자 보도> “불기를 고쳐 쓸 경우 한국불교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난 1월 조계종 새해 기자회견에서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불기를 고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앙종회에서 전격적으로 수정결의를 한 것은 큰 행사를 줄줄이 앞두고 있는데다 세계 각국 불교계와 같은 불기를 쓰겠다는 입장발표가 잇따라 나온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의 불기를 계속 고집할 경우 세계 불교계에서 한국불교의 위상과 입장에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내년 5월17∼18일 세계 각국의 불교학자와 단체들이 총집결해 동국대에서 열리는 제4차 불교학결집대회가 세계 공용불기인 ‘2551년’을 공식 채택키로 결정했다. 이에앞서 세계불교도우의회(WFB) 한국지부는 다음달 개최할 올해 ‘WFB 국제콘퍼런스’의 불기를 ‘2550년’으로 이미 결정해놓았다.

세계 불교국가들은 1957년 네팔 카트만두 WFB에서 1957년을 불기 2500년으로 책정해 공통불기로 쓸 것을 결의했었다. 한국도 1966년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 이 ‘불기 2500년’설을 채택한 뒤 모든 종단이 써왔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한 해 앞선 불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불교계에서는 이처럼 불기가 잘못 쓰이게 된 것을 놓고 1970년 9월 한 불교 교계지가 1년이 더해진 불기를 써 다른 나라보다 한 해 앞서가기 시작했다는 주장과 1970년대 스리랑카와 교류하면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엇갈리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특위는 불기 오류의 원인부터 밝혀낸 뒤 오는 11월 정기 중앙종회에서 불기 정정 결의를 공식 요구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종회에서 특위 구성을 주도한 주경(중앙종회 사무처장) 스님은 “한국불교는 오랜 선불교의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세계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있다.”며 “한국불교를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활동하기 위해서도 불기 문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중요한 단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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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7-09-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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