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둑
나이가 많은 한 노인이 지리산 기슭에서 사슴을 키우고 있었다. 어느날 사슴피를 먹으러 온 신사가 물었다.
“사슴이 전부 몇 마리나 됩니까?” “오늘 낳은 새끼 세 마리를 합해서 187마리요.”
“영감님 혼자서 다 키우시나요?”
“그럼, 나 혼자 사육하고 있소.”
“참, 힘드시겠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연세는 어떻게 되십니까?”
“뭐, 나이랄 게 있소.80은 넘었는데 끝자리는 잘 모르겠구려.”
“아니, 사슴 숫자는 그렇게 정확히 아시면서 본인의 나이를 모르신다니 이해할 수가 없군요.”
“전혀 이상할 것 없소. 사슴은 도둑질해 가는 사람이 있어 매일 헤아리고 있지만, 뭐 내 나이는 훔쳐가는 사람이 없으니 기억할 필요가 없지 않소?”
2007-08-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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