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환상의 조화-비주얼화 성공 인상적
올해 동화계에 발을 들여놓을 새로운 작가 중 하나를 맞이한다. 우리는 그 신인들에게 기존 글들의 흐름에 신선한 물줄기를 가져다 주고, 그 물줄기가 오래도록 힘있게 지속되도록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조영희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작가가 될 듯하다. 당선작 ‘책을 돌려주세요’에서는 기존 동화들과 많이 다른 상쾌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
굳이 주제를 찾자면 ‘책 사랑’이 될 듯하지만, 한 가지 주제로 압축할 수 없는 즐거움들이 짧은 이야기 안에 풍성하다. 기존의 도깨비들과는 또 다른 개성적인 도깨비 캐릭터가 첫 번째 강점.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의 날짜가 적혀 있는 낡은 책 가득한 헌책방에서 도깨비가 들려주는 미하엘 엔데의 책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동화의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생생한 이미지로 떠오른다.
현실적 세계와 캐릭터, 환상적 세계와 캐릭터, 옛것과 새것, 우리 안의 것과 바깥의 것이 자연스럽게 뒤섞여 사랑스러운 놀이 공간을 만들어낸다.
깔끔하고 경쾌한 문장도 그 공간 창출에 기여한다. 함께 투고한 작품 ‘흰동가리 아빠’도 단편으로 소화하기에는 버겁고 덜 동화적인 이야깃감이지만 과감한 문제의식과 안정적인 구성, 문장으로 지은이의 작가적 역량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했다.
함께 논의에 오른 작품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도를 보여준다.‘날개 달린 풍차바지’는 일인칭 화자인 장애아의 심리를 침착하고 깊이 있게 묘사해서 동정이 아닌 동감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밀도가 떨어지는 구성이 흠이다.
‘반딧불이 초롱’은 캐릭터들과 상황을 탄력 있으면서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묘사가 일품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캐릭터와 너무 치밀한 묘사가 오히려 주인공인 호박꽃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고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동화다운 단순성과 집중성 안으로 들어간다면 좋은 작품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아빠의 외출’은 전체적으로 착하고 단정하지만 작가의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약하다.
당선자의 당선을 축하하며, 본심에 오른 분들에게도 격려를 보낸다.
조대현, 김서정
2007-01-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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