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박물관 뜸한 관람객·열악한 시설 ‘속앓이’

제주박물관 뜸한 관람객·열악한 시설 ‘속앓이’

김미경 기자
입력 2006-06-22 00:00
수정 200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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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아프리카박물관, 운영 애로 호소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도에는 눈에 띄는 사립박물관들이 많다. 그 중 북제주군 한경면 청수리 평화마을에 위치한 평화박물관(관장 이영근)과 서귀포시 대포동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관장 한종훈)은 각각 태평양전쟁 관련 유물과 아프리카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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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박물관이 복원 중인 가마오름 땅굴진지 입구.
평화박물관이 복원 중인 가마오름 땅굴진지 입구.
최근 돌아본 이들 박물관은 소장 유물에 비해 시설이 열악하거나 찾는 손님이 많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정부 지원이 없는 사립박물관이라는 한계는 물론, 홍보 부족 등으로 가치가 높은 유물들을 일반인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태평양전쟁때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가마오름 땅굴진지에 2004년 2월 세워진 평화박물관은 당시 일본군의 생활상과, 그들에게 징용돼 땅굴을 파는 등 노역에 시달렸던 우리 국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2㎞에 이르는 가마오름 땅굴 중 제1땅굴인 300m 구간을 복원, 개방함으로써 땅굴 속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몇백점에 이르는 유물을 분야별로 나눠 전시할 공간이 부족하고 진열장 등 시설이 열악해 아쉬움을 남긴다.

이영근 관장은 “당시 징용됐던 부친의 뜻을 이어 10여년간 자료를 모아 평화의 교육장인 박물관을 열었다.”면서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공간 확보가 어렵고, 땅굴에 대한 추가 복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1998년 서울 대학로에서 개관했다가 지난해 4월 제주도로 옮긴 아프리카박물관은 시설 면에서는 상황이 낫다.30년간 인테리어업에 종사했던 한종훈 관장이 사재를 털어 세계에서 가장 큰 진흙 건물인 서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이슬람사원(젠네대사원)의 외관을 본떠 만들었다.18∼20세기 초에 걸친 아프리카의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소장,3개층에 걸쳐 시기별로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홍보가 부족해 기대만큼 관람객들이 찾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장은 “연간 기준 관람객(30만명)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여행사나 택시 등이 관람객을 유치해올 경우 관람료의 절반 이상 챙겨가 사립박물관으로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글 제주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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