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는 재창조를 의미한다. 많은 가수들이 자기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다른 사람 노래도 리메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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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KM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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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KM PD
그러나 정작 무엇을 재창조했는지 알 수 없는 노래도 많다. 히트곡 좀 있다 하는 가수들이 리메이크 위주로 선보이는 베스트 앨범이 그렇다.1∼2곡을 빼곤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옛날 리어카에서 팔던 ‘OOO 베스트’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음반 시장 불황이 불법복제 음반 탓이라고 외쳤던 그들이 불법복제 음반과 별반 차이 없는 베스트 앨범을 만드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와중에 정말 괜찮은 리메이크 앨범 나왔다. 우선 거미의 언플러그드 앨범이 있다. 전자 악기를 사용하지 않아 원곡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거미 특유의 애절함뿐 아니라, 경쾌함도 묻어난다. 이미 익숙한 가사에 음정, 박자지만 듣다 보면 어느새 원곡 느낌을 잊어버릴 만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두 번째로는 김형석의 ‘위드 프렌즈’가 있다. 수백 곡의 히트곡을 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김형석이 히트 리스트 가운데 고르고 고른 뒤 각 싱어의 개성을 듬뿍 담아 내놓았다. 한때 톱에 올랐던 노래들이 원곡과는 다른 입에서 나오니 어색할 법도 한데, 전혀 낯설지 않다. 그만큼 원곡의 맛과는 또 다른 완성도가 있다.
특히 타이틀곡 ‘아름다운 이별’의 두 버전 가운데 옥주현의 것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다. 이재훈과 싸이가 부른 버전은 반면 경쾌하다. 김건모의 원곡이 뒤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원곡은 원곡대로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대로 제 맛을 찾은 것이다.
우리에게 밥은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매일 조금씩 바뀌는 반찬 때문이 아닐까. 또 아무리 맛있는 밥도 어울리지 않는 반찬에 먹어야 한다면 우리는 밥을 찾지 않을 것이다. 노래도 마찬가지. 노래라는 좋은 밥을 계속 즐기려면 언제나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반찬이 필요하다. 그것이 제대로 된 리메이크다.
정정훈 음악전문채널 KM PD jjh09533@cj.net
2006-06-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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