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箱문학상에 정미경씨 ‘밤이여 나뉘어라’

李箱문학상에 정미경씨 ‘밤이여 나뉘어라’

이순녀 기자
입력 2006-01-10 00:00
수정 200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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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30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에 소설가 정미경(46)의 ‘밤이여 나뉘어라’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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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미경씨
소설가 정미경씨
2001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정미경은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과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를 발표했다.

등단한 지 5년도 채 안돼 ‘오늘의작가상’(2002년)에 이어 또다시 큰 상을 받게 된 그는 “막장같은 반지하 작업실에서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기쁘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묵직한 덩어리 같은 채무감이 동시에 느껴졌다.”면서 “내가 캘 수 있는 건 석탄 밖에 없는데 남들은 보석을 원하는 게 아닐까 두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에서 제목을 딴 ‘밤이여 나뉘어라’는 영화감독인 ‘나’가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옛 친구 P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 어린 시절 타고난 천재성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외과의사 P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통해 파멸로 치닫는 인간 욕망의 무모함과 허망함을 드러낸다. 성공한 영화감독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면역학 연구의로 일하는 옛 친구 P를 만나는 과정에서 어린시절부터 선망의 대상이던 P가 알코올중독자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권영민 문학사상 편집 주간은 “기법적인 완결성과 주제의 진정성이 두드러진다.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작품 스타일에 전환점이 될 만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이전 작품들이 볼록렌즈를 한곳에 집중해 태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물감에 물을 타듯 풀어진 상태로 썼다.”는 작가는 “보석은 신이 빚은 예술이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편인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와 더불어 부부 문필가로도 유명하다.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리며,3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6-01-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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