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6000명이 호위하고 깃발 등 의장만 156개나 되는 조선시대 어가행렬. 웅장한 행렬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왕과 왕비가 탄 가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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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가행렬 교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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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가행렬 교룡기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이 오는 30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개최하는 ‘조선왕실의 가마’특별전은 조선시대 왕실의 이동수단이자 국가의례의 핵심적 위치를 차지했던 가마에 초점을 맞춰, 국내 최초로 특별전을 갖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왕과 공주가 직접 탔던 화려한 가마를 감상함으로써 왕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특별전에는 박물관이 소장한 다양한 가마 중 왕과 왕비, 왕세자가 사용한 가마인 ‘연’(輦), 공주·옹주가 탔던 ‘덩’(德應), 대한제국기에 새롭게 등장했던 ‘봉교’(鳳轎) 등이 전시된다.
또 어가행렬에 위용을 부여하기 위해 가마 주변에 배열했던 의장기 7점을 볼 수 있다. 특히 국내에 단 한 점만 현존하는 의장기인 교룡기(蛟龍旗)가 일반에 최초 공개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교룡기는 가로·세로 각 3m에 가까운 거대한 규모로, 조선시대 어가행렬에서 왕의 가마 가장 가까이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대표적 의장기이다. 왕실 가족이 탄 가마는 국가 행사를 위한 어가행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 형식과 꾸밈이 필요했다.
조선 전기에서 후기에 걸쳐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속오례의(續五禮儀)‘ 등의 문헌에 따르면 어가행렬에서 왕과 왕비, 왕세자 등을 태운 가마를 중심으로 막대한 인원(군대·친위대·문무백관·종친·측근신하 등)과 물자(가마·의물·의장기·의장물·악대 등)가 동원돼 백성들에게 국왕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나아가 국왕 중심의 지배체제를 굳히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특히 큰 볼거리가 없던 시절, 국왕 가마의 행차는 왕이 백성을 만나 직소를 듣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했다. 전시와 함께 내년 1월6일과 2월3일에는 ‘조선시대의 가마와 왕실의 가마’(서울여대 정연식 교수)와 ‘조선시대 어가행렬’(서울대 김지영 강사)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회도 열린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12-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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