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닌 ‘또 다른 나’와의 전쟁
21일 개봉하는 영화 ‘아일랜드(The Island·12세 관람가)는 개봉 전부터 주목을 끈 작품이다. 흥행 대작으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 하지만 무엇보다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 세포의 인간복제 연구가 성공,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먼 미래로 잡았던 영화의 시점을 급히 현재로 바꿨다.”고 제작자인 윌터 F 파트스가 밝히면서부터다. 이와 관련,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개봉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래저래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일랜드’의 주요 감상 포인트를 찍어 문답식으로 소개한다.Q:영화는 현재 세계적 이슈인 ‘인간 복제’의 윤리성을 건드리고 있는가.
A:사실 영화속 ‘복제인간’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 숱하게 써먹고 또 계속 써먹을 단골 소재.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처럼 생생하고 피부에 와닿게 인간 복제의 위험성을 경고한 영화는 드물다. 영화는 인간복제로 ‘제조’된 링컨(이안 맥그리거)과 조던(스칼렛 요한슨)이 결국 자신들이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하기 위한 복제인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복제 시스템’을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명에 관한 철학적·윤리적인 질문보다는 액션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한계다.
Q:영화속에 황우석 박사의 연구 실적인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 기술이 얼마만큼 소개되나.
A:러닝타임 127분 가운데 길게 봐야 30분 정도만이 인간 복제에 대한 도덕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마치 공장에서 인형을 찍어내듯 ‘인공 자궁’속에서 배양되는 복제인간의 탄생과 매매, 처분 과정을 오싹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수많은 로봇들이 ‘오와 열’을 맞춰 누워 있는 영화 ‘아이 로봇’속 한 장면을 벤치마킹한 느낌도 준다. 하지만 황박사 연구의 핵심인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복제 ‘기술’에 대한 언급은 없다.
Q:소재로 봐서는 마이클 베이의 전작들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일 것 같은데.
A:마이클 베이가 어디 가겠는가. 영화를 보면 마이클 베이가 보인다. 극장을 떠나도 눈 앞엔 ‘자동차 추격신’이 여전히 아른거릴 것이다. 이제까지 소개된 여러 블록버스터들 가운데 단연 으뜸.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자동차 추격 장면, 쉼없이 터지고 또 터지는 폭발과 고층 빌딩위의 교전 등 단 1초도 눈을 깜박거리는 게 아까울 정도로 감각적이고 자극적이다. 전작 ‘더 록’‘진주만’‘아마게돈’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마이클 베이표’ 액션이 스크린 위를 수놓는다. 영화의 3분의2 이상이 도심 배경의 스펙터클 액션으로 채워졌다. 미화 2500만달러의 요트와 700만달러의 자동차 등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돼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Q:황우석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할리우드(22일)보다도 하루 앞서, 한국에서 개봉한다는데.
A:“영화소재가 한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봉했다.”는 말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영화 홍보를 맡고 있는 올댓시네마 관계자는 “한국 단독이 아닌, 한국보다 시차가 앞선 아시아 국가 등 2∼3개국이 같은 날(21일) 개봉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의 개봉일과 황우석 박사의 연구 성과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Q:주인공 이안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은 부조화 캐스팅?
A:‘트레인스포팅’에서 반항적인 이미지로 나왔던 이안 맥그리거와 ‘차세대’ 스타인 스칼렛 요한슨은 캐스팅 당시 의외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이안 맥그리거는 순진하고 예민한 ‘복제 인간’과 오만하고 이기적인 ‘진짜 인간’ 등 1인 2역을 말투까지 바꿔가며 차별화된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스칼렛 요한슨도 이안 맥그리거와 함께 대역 없이 70층짜리 건물 옥상에 매달리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갈채를 받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5-07-1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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