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맛은 확실히 깊고 그윽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뮤지컬에서 상업적으로 윤색돼 ‘노틀담의 꼽추’로 격하됐던 원작은 그 후손들에 의해서 품격을 되찾았다.
지난 25일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첫 막을 올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5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벌어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속으로 완벽히 빠져드는 데 단 1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음유시인 그랭그와르가 부르는 서곡 ‘대성당의 시대’는 강한 마력으로 관객의 호흡까지 붙들었다. 대사 없이 54곡의 노래만으로 이루어지는 독특한 형식.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집시 여인의 삶을 노래한 에스메랄다의 ‘보헤미안’, 그녀에 대한 애끓는 욕망을 표현한 콰지모도, 페뷔스, 프롤로 세 남자가 부르는 ‘아름다워’, 에스메랄다의 연적 플뢰르드리스의 ‘말 탄 기사’에서부터 죽은 에스메랄다를 향한 콰지모도의 절규를 담은 ‘춤을 추오, 나의 에스메랄다’까지.1시간40분 동안 쉴새 없이 쏟아지는 노래들은 폐부까지 자극하고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짙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사랑에 눈 먼 인간들이 벌이는 욕망, 질투, 음모, 희생을 제대로 그리고 있기에 두고두고 곱씹게 한다. 특히 그간 많은 작품에서 전형적이고 단선적인 악인으로만 그려졌던 신부 프롤로는 끓어오르는 욕정을 주체 못해 번민하고 스스로 파멸해 가는 복잡한 인물로 살아났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배우들은 열창과 열연으로 무대에 빛을 더했다. 첫 공연이라 사소한 실수와 고음에서 약간 불안한 대목이 있기는 해도 크게 흠잡을 것은 못됐다.
단순하고 현대적인 세트와 의상은 고전적인 이야기를 담기에 손색없이 잘 어울린다. 무대 전면에 설치된 노트르담 성벽을 상징하는 조형물은 장면에 따라 성당, 집시들의 아지트, 파리 뒷골목 등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첨단 조명 기술은 무대를 더욱 풍성하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연기를 하는 배우와 무용수가 따로 분리돼 있는 것이 작품의 또다른 특징. 헤드 스핀까지 구사하는 16명의 무용수는 발레, 애크러배틱, 브레이크댄스, 현대 무용이 혼합된 역동적이고 육감적인 춤사위로 시종일관 시선을 자극했다.3월20일까지.(02)501-137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지난 25일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첫 막을 올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5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벌어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속으로 완벽히 빠져드는 데 단 1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음유시인 그랭그와르가 부르는 서곡 ‘대성당의 시대’는 강한 마력으로 관객의 호흡까지 붙들었다. 대사 없이 54곡의 노래만으로 이루어지는 독특한 형식.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집시 여인의 삶을 노래한 에스메랄다의 ‘보헤미안’, 그녀에 대한 애끓는 욕망을 표현한 콰지모도, 페뷔스, 프롤로 세 남자가 부르는 ‘아름다워’, 에스메랄다의 연적 플뢰르드리스의 ‘말 탄 기사’에서부터 죽은 에스메랄다를 향한 콰지모도의 절규를 담은 ‘춤을 추오, 나의 에스메랄다’까지.1시간40분 동안 쉴새 없이 쏟아지는 노래들은 폐부까지 자극하고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짙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사랑에 눈 먼 인간들이 벌이는 욕망, 질투, 음모, 희생을 제대로 그리고 있기에 두고두고 곱씹게 한다. 특히 그간 많은 작품에서 전형적이고 단선적인 악인으로만 그려졌던 신부 프롤로는 끓어오르는 욕정을 주체 못해 번민하고 스스로 파멸해 가는 복잡한 인물로 살아났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배우들은 열창과 열연으로 무대에 빛을 더했다. 첫 공연이라 사소한 실수와 고음에서 약간 불안한 대목이 있기는 해도 크게 흠잡을 것은 못됐다.
단순하고 현대적인 세트와 의상은 고전적인 이야기를 담기에 손색없이 잘 어울린다. 무대 전면에 설치된 노트르담 성벽을 상징하는 조형물은 장면에 따라 성당, 집시들의 아지트, 파리 뒷골목 등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첨단 조명 기술은 무대를 더욱 풍성하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연기를 하는 배우와 무용수가 따로 분리돼 있는 것이 작품의 또다른 특징. 헤드 스핀까지 구사하는 16명의 무용수는 발레, 애크러배틱, 브레이크댄스, 현대 무용이 혼합된 역동적이고 육감적인 춤사위로 시종일관 시선을 자극했다.3월20일까지.(02)501-137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5-03-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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