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하나로 ‘큰일’ 벌인다

열정 하나로 ‘큰일’ 벌인다

입력 2005-01-18 00:00
수정 2005-01-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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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할 오후 7시 무렵.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한 교회의 꼭대기 작은 방이 시끌벅적해진다. 하나 둘씩 공간을 채우러 들어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상기된 것은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5년간에 걸친 활동끝에 뮤지컬 작품을…
지난 5년간에 걸친 활동끝에 뮤지컬 작품을… 지난 5년간에 걸친 활동끝에 뮤지컬 작품을 번듯하게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 동호회 ‘레씽 뮤지컬’ 회원들은 요즘 한껏 기대에 부풀어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꿈은 이루어진다.’ 진부하지만 뮤지컬 동호회 ‘레씽 뮤지컬’(letsingmusical.cyworld.com) 회원들에게 이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말이 또 있을까. 초라하고 작은 방은 이들의 뮤지컬을 향한 꿈이 익어가는 곳이다.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전문배우 못지 않다.”는 열성 회원 11명이 22일 드디어 ‘큰 일’을 벌인다. 성신여대 인근 작은극장에서 오후 4시·7시30분 두 차례 뮤지컬 갈라 콘서트 ‘Sing Legato(싱 레가토)’를 여는 것.

교사·은행원·배우 지망생까지

초등학교 교사부터 은행원, 일반 회사원, 뮤지컬 배우 지망생까지 뮤지컬에 푹 빠진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 이들이 뜻을 같이 했다. 동호회장인 뮤지컬 배우 한유진씨를 따라 기초 발성을 배우고 뮤지컬 넘버 하나씩을 섭렵하다 보니 그동안 쌓은 실력을 무대에서 뽐내보고 싶어졌다.

뮤지컬 명곡 선사 ‘갈라 콘서트’

1시간20분 동안 ‘페임’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지하철 1호선’ 등 인기 뮤지컬의 주인공이 돼 주옥같은 명곡들을 직접 부를 예정. 이를 위해 자비까지 털었다.“그냥 우리끼리 하는 소박한 공연인데….” 극장측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까지 찾아오니 마음이 두 배로 부담스럽단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공연. 달콤한 저녁시간을 고스란히 바쳐 두 달째 연습 중이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그리스’의 ‘유 아 더 원 댓 아이 원트(You’re the one that I want)’는 수준급이다. 풍부한 성량으로 ‘지킬 앤 하이드’의 ‘디스 이즈 더 모멘트(This Is The Moment)’를 그럴싸하게 뽑아낸 총무 최보철씨.“조승우보다 낫다.”는 여성 회원들의 칭찬이 빈말이 아니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취미로 하고 있지만 꿈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 뭔가 미련이 남은 사람들이죠.” 원년 멤버 이송년씨의 말. 오후 11시까지 계속되는 연습을 위해 직장(삼성전자)이 있는 기흥에서부터 달려온다. 집에서 AR(녹음용 테이프)까지 틀어놓고 연습하는 열성파.“선생님(한유진)이 진짜 배우들은 하루 10시간씩 연습한다며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욕심이 나죠.”

동호회 5년전 결성 “뮤지컬 사랑 배우 못지않다”

‘레씽 뮤지컬’의 역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한유진씨는 일반인들과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나누고 싶어 동호회를 만들었다. 뮤지컬 넘버들을 직접 불러보고 싶어하는 회원들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기초발성반을,11월부터 레퍼토리반을 주 1회 운영해왔다.“일반인들이 무대에 선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죠. 오늘(13일)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 ‘천년의 기회’라고 표현을 했더라고요. 그 정도로 우리 모두에게 대단한 ‘사건’이에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5-0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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