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로맨틱 코미디

셰익스피어의 로맨틱 코미디

입력 2004-11-16 00:00
수정 2004-11-1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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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립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잔혹극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를 국내 초연했던 연출가 김철리가 이번엔 셰익스피어의 낭만극 ‘심벨린’을 처음으로 공연한다.‘심벨린’은 셰익스피어 만년의 로맨틱한 경향이 강하게 녹아 있는 작품. 비극과 희극이 뒤섞이고, 스토리 전개도 황당무계하지만 셰익스피어 희곡 특유의 속도감과 시적인 상상력으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영국의 왕 심벨린은 두 아들을 유괴당한 뒤 유일한 외동딸 이머젠을 애지중지 키운다. 심벨린은 자신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를 이머젠이 훌륭한 신랑감을 얻길 바라지만 아름다운 이머젠은 빈털터리 포스추머스를 사랑한다. 여기에 새엄마인 왕비가 전 남편 사이에서 얻은 아들 클로텐을 이머젠과 혼인시키려고 계략을 꾸미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한여름밤의 꿈’ 등 여타 낭만극과 마찬가지로 비극적으로 진행되던 사건들은 결국 만사가 원만히 해결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심벨린은 여기저기서 소재를 빌려왔다. 유괴된 왕자들의 이야기는 작자미상의 낭만극에서, 이머젠의 정조를 둘러싼 이야기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 그리고 심벨린왕에 관한 이야기는 라파엘 홀린셔드의 영국 연대기를 참고했다.

김철리는 “인간관계의 복잡다단함과 계급간 가치관의 차이와 충돌 등 희곡이 담고 있는 다층적인 메시지 때문에 20세기 들어 서구 연출가들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무대화돼 온 작품”이라면서 “비극과 희극적 요소에 소극적인 부분까지 가미돼 있는 독특한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박정순 정진아 등 출연.17∼2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1만 2000∼2만원.(02)765-78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11-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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