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의 그림이 수많은 요철로 따뜻한 공명을 만들어 낸다면, 김환기의 작업은 작은 점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한마디로 울림을 낳는 것이다.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울림’전은 한국 미술의 한 특징인 이러한 울림의 전통을 잇는 전시다. 문혜정, 유근택, 황인기. 세 명의 작가가 울림이란 주제 아래 한자리에 모였다.
독일에서 공부한 문혜정의 작품에는 표현주의적인 흔적이 역력하다. 울림의 미학과 관련해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도 바로 그런 표현주의적 즉발성과 대담성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에 ‘연’ 시리즈를 내놓았다. 순간적이고 대담한 붓놀림을 통해 청아한 공명과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유근택은 대상과 작가 사이의 ‘울림’에 주목한다. 공중전화 부스가 외로운 섬처럼 떠있는 ‘풍경’은 고독의 흔적을 그린 작품. 단순한 물리적 풍경이 아닌 상황 혹은 정황으로서의 풍경으로, 충만한 일상이 잘 나타나 있다.
황인기의 ‘훈풍이 건듯 불어’는 19세기 조선화가 이자장(李子長)의 ‘십팔나한도’를 지하철 광고판지 위에 확대 복제해 붉은색 실리콘 방울들로 필선 부분을 메운 작품. 황인기는 이어 붙인 14개의 지하철 광고판지 위에 나한도를 그렸다. 실리콘 방울 하나하나는 원본의 사진 필름을 전사하고 컴퓨터로 처리해 흑백 픽셀화로 만든 후 그 픽셀화의 흑점 위치에 따라 붙인 것이다.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실리콘 작업은 색다른 파장을 전한다. 독특한 개성의 이들 작업은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공명하는 조화로운 울림을 전해준다.(02)739-493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독일에서 공부한 문혜정의 작품에는 표현주의적인 흔적이 역력하다. 울림의 미학과 관련해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도 바로 그런 표현주의적 즉발성과 대담성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에 ‘연’ 시리즈를 내놓았다. 순간적이고 대담한 붓놀림을 통해 청아한 공명과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유근택은 대상과 작가 사이의 ‘울림’에 주목한다. 공중전화 부스가 외로운 섬처럼 떠있는 ‘풍경’은 고독의 흔적을 그린 작품. 단순한 물리적 풍경이 아닌 상황 혹은 정황으로서의 풍경으로, 충만한 일상이 잘 나타나 있다.
황인기의 ‘훈풍이 건듯 불어’는 19세기 조선화가 이자장(李子長)의 ‘십팔나한도’를 지하철 광고판지 위에 확대 복제해 붉은색 실리콘 방울들로 필선 부분을 메운 작품. 황인기는 이어 붙인 14개의 지하철 광고판지 위에 나한도를 그렸다. 실리콘 방울 하나하나는 원본의 사진 필름을 전사하고 컴퓨터로 처리해 흑백 픽셀화로 만든 후 그 픽셀화의 흑점 위치에 따라 붙인 것이다.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실리콘 작업은 색다른 파장을 전한다. 독특한 개성의 이들 작업은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공명하는 조화로운 울림을 전해준다.(02)739-493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4-11-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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