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송송 계란탁’(제작 굿플레이어)이란 제목과 배우 임창정(31).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콤비는 없겠다 싶지만,‘또 코믹 연기야?’라는 의문도 없지 않다. 얼마 전 개봉한 ‘시실리 2㎞’에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줘 이제는 연기 변신을 시도해도 좋을 듯싶은데, 그는 또다시 안전한 길을 택했다.“아직은 코미디 연기밖에 모르겠어요. 이거나 잘하고 싶어요.”
영화 '파송송 계란탁'의 임창정 영화 '파송송 계란탁'의 임창정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영화 '파송송 계란탁'의 임창정
영화 '파송송 계란탁'의 임창정
영화 ‘파송송‘의 촬영현장인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서 만난 임창정. 물 만난 고기처럼 더없이 유쾌한 걸 보니, 역시 코믹 연기가 그의 천성에 맞나 보다. 게다가 그가 맡은 대규 역은 ‘짝퉁’ 음반을 만들며 삼류 인생을 살아가는 가수 지망생. 전직 가수의 경험을 살려 더 잘해낼 자신이 있단다.“굳이 가수 지망생이라 그 역할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시원하게 노래를 부르니까 좋아요. 웅크리고 있던 내 모습을 확 펼쳐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요리 소재 영화 같은 제목과 달리 ‘파송송‘은 아버지와 아들의 코믹 휴먼 드라마다. 별 볼일 없이 살아가던 대규에게 아홉살짜리 아이 인권(이인성)이 아들이라며 나타나고, 둘만의 좌충우돌 여행길이 펼쳐진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남자들은 누구나 ‘어디선가 내 아들이 자라고 있다면‘이란 생각을 한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라는 문제를 던져주는 시나리오가 좋았다.”고 말했다.
아들과 티격태격하며 결국은 사랑으로 귀착되는 가족드라마라는 점보다는 “9년 동안 모르고 살았던 아들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조금씩 느껴가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강조하는 그. 뻔한 가족드라마쯤으로 여기던 기자의 뒤통수를 치는 이런 해석은,10여년에 걸친 그의 연기 경력을 되돌아보게 했다. 제목은 “라면처럼 일회용 인스턴트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대규에게 파와 계란 같은 아들이 나타난다.”는 의미란다.
연출은 ‘위대한 유산’의 오상훈 감독.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만큼 “사소한 버릇 등 미세한 연기까지 뽑아낸다.”며 서로 잘 맞고 편한 감독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촬영에 앞서 감독과 오래 대화하는 모습이 정말 친구처럼 다정해 보였다.
이어진 촬영신은 대규와 아들이 여행을 떠나는 장면. 시골의 아담한 기차역에서 임창정이 기타를 메고 ‘낭만 고양이’를 부르자 아들이 밀짚모자를 들고 청중을 돌며 돈을 받아낸다. 노래 부르랴 꼬마 연기자의 연기 지도하랴, 힘들 텐데도 노랫소리의 크기가 줄지 않는 걸 보니 역시 프로다. 영화는 내년 1월 중순 개봉 예정.
조치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10-22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