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전 피격, 유가 10弗 폭등 우려…아시아 타격 입을 듯

사우디 유전 피격, 유가 10弗 폭등 우려…아시아 타격 입을 듯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09-16 01:36
수정 2019-09-1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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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에 휩싸인 사우디 석유 단지
불길에 휩싸인 사우디 석유 단지 친이란계인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브까이끄 탈황 시설을 드론으로 공습한 14일(현지시간) 새벽 불길에 휩싸인 석유단지가 영국 스카이뉴스의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반군의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브까이끄 스카이뉴스 화면 캡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운영하는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14일(현지시간) 친이란 계열인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넘게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멘 반군 공격받아 2곳 가동 중단

AP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국영 SPA 통신을 통해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아브까이끄와 쿠라이스 시설 두 곳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오전 4시쯤 드론 10여기로 이들 시설을 공격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산업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어츠의 앤드루 리포 회장은 “최악의 경우 배럴당 5∼10달러 뛴 가격에 원유 시장이 개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BC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예멘 반군 공격 직전인 지난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4.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중·일 등 하루 400만 배럴 소진

특히 리포 회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대만 등이 하루에 사우디 원유를 400만 배럴이나 소진한다”면서 “사우디 석유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사우디와 그 숙적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국제 유가의 척도가 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12% 오른 6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몇 주간 고객사에 차질 없이 공급할 수준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 아민 나세르 회장은 “생산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약 48시간 뒤 진척 상황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09-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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