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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日전후70년 특집 TV 프로그램들’가해 물타기’

‘수상한’ 日전후70년 특집 TV 프로그램들’가해 물타기’

입력 2015-07-27 07:47
업데이트 2015-07-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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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 전범단죄재판 비판…NHK, 군위안부 ‘과제’보다 ‘해결노력’ 강조

내달 15일 종전 70년을 앞두고 쏟아져나오는 일본의 특집 TV 프로그램들이 ‘수상’하다.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 ‘가해 사실’에 대한 성찰보다는 패전국으로서 받은 처우와 전후 국제사회에 대한 공헌을 강조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25일 저녁 민방인 TV아사히가 방영한 교양 프로그램 ‘이케가미 아키라의 뉴스 그랬었군요’는 태평양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일명 도쿄재판)을 정면으로 다뤘다.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중 한 명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시종 도쿄재판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절대 다수의 재판관이 전승국 출신이어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과 태평양전쟁에 국한하지 않고 만주사변(1931년) 등 그 이전 행위까지 단죄하는 등 ‘사후법(事後法) 금지’의 원칙에 위배됐다는 지적 등이 잇달아 소개됐다.

”연합국 측이 승자의 판단에 따라 단죄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2013년 3월 발언이 이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여겨질 정도였다. 재판의 문제점을 거론했을 뿐 도쿄재판으로 단죄받은 침략전쟁 행위의 심각성, 일본이 도쿄재판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국제사회로 복귀한 사실 등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공영방송인 NHK가 지난달 19일 ‘전후 70년 일본의 초상’ 시리즈물의 하나로 방영한 ‘신뢰 회복의 길’은 한일의 중대 현안인 군위안부 문제를 다뤘지만 ‘균형 감각’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아 피해 국가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을 결론부에 거론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보다는 그간 일본이 해온 해결 노력과 아시아 각국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특히 일본이 1990년대 군위안부 문제 해결책으로 추진한 아시아여성기금을 소개하면서 다수의 한국 피해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피해자들은 받아들임으로써 일본과 네덜란드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세계 역사학자들이 일본 정부의 문제 해결 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 한국인 군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으로 하나 둘 세상을 뜨고 있는 점 등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내용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교양 프로그램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피해자 감성’을 자극하는 대목이 있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BS 드라마 ‘천황(일왕)의 요리사’ 최종회(12일 방영)에서는 연합군총사령부(GHQ) 인사가 왕실 요리사를 비인간적으로 다루는 장면이 등장했다.

특히 왕실 연못의 오리를 잡아 GHQ인사들을 대접하던 요리사들이 연못 안에 들어가 오리 흉내를 내고, ‘점령군’의 어린 자녀들이 그물로 요리사들을 잡는 장면도 나왔다. 전쟁 책임 추궁 문제가 걸려있던 일왕을 보호하기 위해 굴욕을 감수한 요리사들과 오만한 GHQ인사들이 대조적으로 그려졌다.

정치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이홍천 도쿄도시대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일본 방송들이 정권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해 정부의 역사 인식에서 벗어난 내용을 방송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역사적 사실을 비판하고 평가하기보다는 그 사실을 단순히 해설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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