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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중앙은행 카니 총재 “금융사들 화석연료 투자 줄여야”

英 중앙은행 카니 총재 “금융사들 화석연료 투자 줄여야”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2-30 16:34
업데이트 2019-12-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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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총재 직에서 다음달 말 물러나는 마크 카니가 기업들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줄여나가지 않으면 지구는 되돌릴 수 없는 온난화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재는 미리 녹음했다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방송된 BBC 라디오 4 투데이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이미 금융 부문은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면서도 아직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연금기금 분석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지금까지 나온 기업들의 정책을 모두 합치면 지구 온도는 3.7~3.8도 정도 오른다”며 이 정도 온도 상승은 “사람들이 원한다고 얘기하고 정부가 요구하는 것보다 1.5도는 족히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평균 기온이 4도 오르면 해수면이 9m 정도 상승해 열파와 가물, 안전한 식량 공급에 문제를 일으켜 7억 6000만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한다.

영란은행 총재를 그만 두고 내년부터 유엔 기후행동과 금융 특별대사로 일하게 된 카니는 “우리가 앞으로의 10년을 가치있는 일들에 쏟을지 말지, 물론 그걸로는 충분치 않지만, 그리고 우리가 1.5도 오르는 방법을 재빨리 선택해 기회를 날려버릴지 말지 여부가 우리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깨어있지 않으면 많은 자산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늘 하던 경고를 되풀이했다. “모든 석유와 가스를 태워버리면 우리가 탄소예산을 맞추는 방안은 없게 될 것”이라며 “석탄 자산의 최고 80%와 개발된 원유 저장량의 절반까지는 갈 방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카니 총재는 “4~5년 전만 해도 앞서가는 기관들만 이런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제는 대차대조표 가치가 120조 달러에 이르는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내역 공개를 원할 정도로 바뀌었지만 아직 충분히 빠르게 바뀌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 기후변화 컨퍼런스를 글래스고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영란은행도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어떤 회사와 부문이 가장 타격을 입을지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만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채굴이나 북극 탐험, 새로운 탄광 개발이나 발전소 건설 등에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고객사들에 날씨와 관련된 재앙채권을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보험 기업 악사(AXA)도 새 석탄 프로젝트에 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며 유럽연합(EU) 내 광산 투자와 보험을 2030년까지만 유지하기로 하기로 했다. 정부가 만든 일자리 연금 네스트(Nest)는 기온이 1.5도 오를 때마다 기후 각성 기금에 투자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방송은 거의 모든 환경운동 단체나 전문가들이 새해 2020년을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데 힘을 모아나가는 각국의 노력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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