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채무탕감 보다는 만기연장 가능성

<그리스 위기> 채무탕감 보다는 만기연장 가능성

입력 2015-07-09 14:58
업데이트 2015-07-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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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 간 협상의 가장 큰 관심사는 그리스가 줄곧 주장해온 대로 채무탕감(헤어컷)이 가능한지 여부다.

채무탕감을 두고 양측의 의견 대립이 심해지면 협상 결렬과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 그리스, IMF 보고서 등에 업고 채무탕감 주장 공세

채무탕감 논의에 불을 댕긴 것은 그리스 국민투표 직전에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다.

IMF는 이 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으로는 그리스 정부가 부채를 상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무탕감도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권은 지난 1월 집권한 이후 채무탕감을 주장했지만, 채권단의 반대에 막혀 주장을 접었다. 하지만 최근 IMF 보고서와 국민투표 반대 결과에 힘입어 다시 채무탕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IMF 보고서를 인용하며 채무탕감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리스가 원하는 헤어컷 규모는 채무의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의 부채 3천230억 유로 가운데 30%를 삭감하고 20년간의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IMF와 미국도 ‘채무조정’(debt reconstructuring)이라는 표현으로 채권단의 양보를 촉구했다.

채무조정은 원금 삭감을 포함해 이자율 인하, 만기 연장, 이자 감면 등 채무자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8일 워싱턴DC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 세미나에서 그리스가 비용절감 개혁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다른 방안은 채무 조정”이라고 밝혔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그렉시트가 가져올 막대한 피해를 경고하며 “장기적 해결책에는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채권단 “탕감은 안된다”…만기연장에는 열린 문

유로존 채권단은 채무탕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리스에 채무 탕감을 해줄 경우 막대한 채무를 지고 있는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유로존 18개국은 조건 없는 채무탕감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채권단인 유럽집행위원회(EC)도 그리스가 채무조정을 받는 방안은 “고려사항에 아예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만기 연장 등의 조정 방안에는 일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채무 탕감은 해줄 수 없지만 채무 만기일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도 “아일랜드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며 과거 IMF로부터 진 채무 만기를 연장하고 이율을 낮췄으며, 185억유로를 차환하는 방식으로 채무 조정을 이룬 자국 사례를 언급했다.

EC는 약한 강도의 채무 조정인 ‘채무 리프로파일링’(debt reprofiling)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채무 조정은 원금을 일부 감면하거나 이자율 인하, 만기일 연장 등을 아우르는 용어이며, 리프로파일링은 원금 감면을 제외한 이자율과 만기 조정을 뜻한다.

아마데우 알타파즈-타르디오 EC 대변인은 “리프로파일링은 하나의 개념이고 채무조정은 또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태도가 리프로파일링 실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채무 리프로파일링을 비롯해 그리스 채무의 현재 가치를 줄이는 모든 조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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