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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인성·기술교육 6대4로 가르친다”

[글로벌 인사이트] “인성·기술교육 6대4로 가르친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4-25 23:12
업데이트 2016-04-26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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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학교 원보 교장 인터뷰

적극·긍정적인 생활방식 심는 게 우선
호텔 견학도 어두운 빨래방부터 데려가

“작년 크리스마스 때 받은 초콜릿인데 아까워서 먹을 수가 없어요.”

백년학교 원보(文博) 교장은 냉장고에 잘 보관된 산타클로스 모양의 초콜릿 과자부터 꺼내 자랑했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해 중국 최고급 호텔인 베이징 힐튼호텔에 취업한 제자가 준 선물이다. 이 제자는 어려서 케이크를 모르고 자라다가 생일날 어머니가 사 온 작은 케이크를 처음 맛봤다. 돈이 없어 큰 케이크를 사오지 못했다는 말을 들은 제자는 베이커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백년학교에 들어와 마침내 꿈을 이뤘다.

원보 中 백년학교 교장
원보 中 백년학교 교장
원 교장은 “다음달에는 우리 학교에서 결혼 잔치가 열린다”며 또 다른 자랑거리를 늘어놓았다. 암에 걸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제자가 어엿한 기업의 관리자가 돼 같은 학교 출신의 여자 후배와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다. 학교는 졸업생 커플이 탄생할 때마다 결혼 잔치를 여는데,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한다.

“제자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게 어디 있겠느냐”고 싱글벙글 웃는 원 교장도 사실 서른두 살에 불과하다. 국유기업에 다니던 중 2006년 회사에서 개최한 백년학교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했다가 이곳의 교육철학에 감동받아 이직했다. 설립자인 야오리는 주로 외부 활동을 하며 기부금을 그러모으고, 원 교장은 학생들의 교육과 생활을 책임진다.

원 교장은 “인성교육이 60%이고 기술교육이 40%”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활 방식을 심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빈곤 가정의 학생일수록 부모들이 미안한 마음에 응석받이로 키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뭐든지 스스로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게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원 교장은 소개했다. 백년학교 학생들을 채용한 기업으로부터 “기쁘게 일하는 자세가 좋다”는 평가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교육은 무척 실용적이다. 이를테면 바닥재가 교실과 복도마다 다 다른데, 다양한 재질을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호텔 견학을 가더라도 화려한 객실보다는 어두운 기계실이나 빨래방부터 데려간다. 3년 과정 중 1년 반은 기업체에 나가 실습을 하면서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해당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원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한국 기업과 한류 문화에 특히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의 더 많은 재능기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4-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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