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공개 재판 최대 승자 평가

보시라이, 공개 재판 최대 승자 평가

입력 2013-08-27 00:00
업데이트 2013-08-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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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공개 수용 이면 ‘정치 언급 않는다’ 묵계”

‘세기의 재판’으로도 불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 재판에서 보시라이 자신이 최대 승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만 연합보는 소식통을 인용, 보시라이가 이번 재판이 시작되기 전 중국 당국과 최고 지도부에 제시한 유일한 요구가 재판 공개였다고 27일 전했다.

중국 당국은 민감한 정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워 보시라이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결과적으로 보시라이의 이 같은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먼저 보시라이가 좌파 진영의 ‘용맹스런 영웅’ 이미지를 구축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기죽지 않고 항변하는 모습을 통해 동정 여론을 형성하고, 좌파 진영의 정신적 지도자로 거듭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보시라이의 예상 밖 ‘거친 반격’으로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형량까지도 이미 사전 합의를 거쳐 진행된 ‘정치 쇼’ 성격의 재판이어서 판결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대만 언론은 중국 당국에 대해선 박한 평가를 내놨다. 재판 과정을 공개해 보시라이가 주도한 ‘충칭모델’의 이면에 위법과 각종 부패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배후 정치세력과 지지자들의 환상을 깬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역풍만 일으키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예기치 못한 정치 뒷이야기가 폭로되지 않은 것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안도할 만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연합보는 재판에 등장한 다른 인물들의 재판 전후 이미지 변화에 대해서도 짚었다.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원한을 품은 여자’라는 뜻의 ‘원부’(怨婦)로 규정됐다.

한 때 연인 관계로도 알려진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하고, 남편의 부하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도 갈등을 빚던 끝에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다.

일부 누리꾼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구카이라이의 ‘남성 편력’이 보시라이에 못지않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충칭의 ‘치안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왕리쥔은 ‘상관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로 지칭됐다.

아울러 보시라이의 돈줄 역할을 한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은 권력과 유착해 폭리를 취한 악덕 기업인에서 의리를 지킨 인물로 이미지를 바꿨다고 연합보는 평가했다.

한편 신문은 이번 재판을 통해 중국 권력층의 부패상을 여과 없이 노출한 점은 앞으로도 중국 지도부의 부담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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