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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교 총격범 부모들 달아났다가 체포 “알면서 막지 않았다” 기소

美고교 총격범 부모들 달아났다가 체포 “알면서 막지 않았다” 기소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2-04 11:17
업데이트 2021-12-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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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교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킨 이선 크럼블리의 부모인 제임스와 제니퍼 크럼블리가 다음날 로체스터 힐스에서 아들의 비디오 진술을 유심히 듣는 모습. 옥스퍼드 A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교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킨 이선 크럼블리의 부모인 제임스와 제니퍼 크럼블리가 다음날 로체스터 힐스에서 아들의 비디오 진술을 유심히 듣는 모습.
옥스퍼드 AP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교에서 다른 학생 4명을 총격 살해한 15세 소년의 부모들이 경찰 수사를 피해 달아났다가 체포됐다. 이들은 과실치사 등 네 가지 혐의로 기소됐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보안관실은 이들이 있는 곳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1만 달러(약 1183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부모들은 총격 당일 밤 집을 떠나 모처에 잠적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디트로이트 도심 근처에서 4일(이하 현지시간) 검거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부모의 변호사들은 도피한 것이 아니라 신변 안전을 위해 거처를 옮긴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이날 늦게라도 인정 신문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부모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은 어린 아들이 총으로 사람을 쏘고 싶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모들이 권총을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 사실상 범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디트로이트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옥스퍼드에 사는 용의자 이선 크럼블리(15)의 부친 제임스는 지난달 26일 권총을 사는 자리에 아들을 데려갔으며 침실 서랍에 권총을 보관하면서 서랍을 잠그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전날에는 한 교사가 이선이 교실에서 권총 탄환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30일 오전에는 담임 교사가 이선이 그린 끔찍한 그림을 발견하고 부모를 학교로 긴급 호출했다. 이선은 그림에서 총탄에 맞은 사람,총기, 사방에 뿌려진 피를 묘사하고 “그 생각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를 도와달라”고 적었다.

학교 면담에서 부모는 이선을 조퇴시키는 데 동의하지 않았고, 아들에게 총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거나 가방을 뒤지지도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캐런 맥도널드 오클랜드 카운티 검사는 “부모가 그런 글(그림에 쓴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아들이 총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총기를 가져가게 한 것은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날 총격 뉴스가 나오자 모친 제니퍼는 아들에게 “이선, 그러지 마라”고 문자를 보냈고, 부친 제임스는 집으로 달려와 침실 서랍을 열어본 뒤에야 권총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911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맥도널드 검사는 “이 사람이 위험하고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믿을 만한 절대적인 이유가 있었다”면서 “4명의 아이가 살해당하고 7명이 다쳤다. 우리는 모두 매우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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