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마약왕 체포… “빈라덴 사살에 버금”

세계 최대 마약왕 체포… “빈라덴 사살에 버금”

입력 2014-02-24 00:00
업데이트 2014-02-24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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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13년 추적 끝에 구스만 검거

세계 최대 마약왕의 최후는 와이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해병대에 의해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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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로에라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로에라
AFP=연합뉴스
미국과 멕시코 사법당국은 22일(현지시간) 13년간의 추적 끝에 세계 최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엘 차포’ 호아킨 구스만 로에라(56)를 체포해 교도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어로 키가 작은 사람을 뜻하는 ‘엘 차포’라는 별명이 붙은 구스만이 이끄는 멕시코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은 미국 등 전 세계에 마약을 불법으로 공급해 온 최대 조직이다. 특히 시날로아는 로스 세타스 카르텔과 함께 미국 내 유통되는 마약의 90%를 제공한다.

미 당국은 2001년 구스만에 대해 범죄인 신병 인도 명령이 떨어진 뒤 13년간 그를 추적해 이날 멕시코 해병대가 태평양 연안 마사틀란 리조트에서 마약 거래 등 수십건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구스만을 체포한 것은 멕시코와 미국 국민의 이정표적인 성과이자 승리”라며 “구스만의 범죄 활동으로 인해 전 세계 수백만명이 마약 중독, 폭력, 부패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삶이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장관도 “멕시코 당국의 구스만 체포 작전은 국경 지역 마약 거래와 폭력, 불법 행위와 싸우는 양국의 공통 이해관계로 볼 때 하나의 주요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무리요 카람 멕시코 법무장관은 구스만이 이날 오전 6시 40분쯤 체포돼 멕시코시티 공항으로 이송된 뒤 곧바로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구스만은 신원 미상의 여성과 함께 있다가 붙잡혔으며 체포 과정에서 총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은 “구스만의 체포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것에 버금가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마약을 거래하면서 ‘마약 왕국’을 건설한 구스만은 10억 달러(약 1조 715억원) 이상 재산을 모아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포함됐으며 각종 언론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명단에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붙잡힌 적이 있으나 2001년 1월 미국으로 범죄인 신병 인도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세탁물 바구니에 숨어 탈주한 뒤 행방이 묘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2-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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