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했던 실수 하지 마”… 빈라덴 언급하며 네타냐후 달랜 바이든

“미국이 했던 실수 하지 마”… 빈라덴 언급하며 네타냐후 달랜 바이든

이재연 기자
입력 2024-05-13 00:40
수정 2024-05-1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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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채찍과 당근’ 병행

“하마스 ‘신와르’ 잡는 것 도울 것”
숨겨진 땅굴 정보 제공 계획 밝혀
민간인 피해 클 지상전 막기 위해
‘아프간 철수’ 과거 실패까지 소환
바이든 석 달 전 “지원 중단” 첫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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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무기 지원 중단 시사한 바이든
이스라엘 무기 지원 중단 시사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스터티번트의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24.05.09 스터티번트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주민을 보호하고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채찍과 당근’ 전략을 병행하고 나섰다. 미국이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의 은식처 파악과 피란촌 건설 지원을 이스라엘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서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 시 무기 지원 보류를 선언한 ‘최후통첩’을 받은 이스라엘의 행보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숨겨진 땅굴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민감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마스 지휘부를 겨냥한 제한적인 표적 공격으로 민간인 대량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라파 전면전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아울러 라파 피란민들이 지낼 수천 개의 피난처 설치, 물·식량·의약품 공급망 구축 제안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제안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의 시발점이 된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이끈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색출에 방점이 찍혔다. 이스라엘이 최후통첩에도 반발하는 기색을 보이자 이스라엘군의 제1 사살 목표인 신와르를 앞세워 라파 지상전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고위 관리의 말을 빌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몇 달간 ‘라파 지상전 불가’를 설득하고 경고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무시해 분노로 이성을 잃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 2월 11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전면전 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처음으로 경고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원점으로 돌아간 휴전 협상을 지원하는 동시에 최종 목표인 ‘2국가 해법’을 관철해야 11월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 끝에 2021년 쫓겨나다시피 철군한 미국의 과거까지 소환하며 이스라엘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지난 8일 CNN 인터뷰에서 아프간 전쟁 당시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작전을 예로 들며 “빈라덴을 잡는 것은 합리적이었지만 아프간을 통일하려고 노력한 것은 의미 없었다”고 했다. ‘하마스 축출(안보 지원)과 가자지구 공습(전쟁 지원)은 다른 문제’라고 짚은 그는 “나는 비비(네타냐후 총리 별명)에게 신와르를 잡는 것을 도울 테니 미국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의 발언은 1조 달러(당시 약 1165조원)를 쏟아붓고도 정권 재건 등 성과 없이 아프간에서 철수했던 미국을 반면교사 삼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철을 밟지 말라는 설득으로 풀이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0일 “라파 지상전은 하마스의 뿌리를 뽑는 게 아니라 오히려 뿌리를 더 단단히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어르기 전략은 미 국무부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를 국제인도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명확한 위반 평가를 내리지 않고 ‘무기 지원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지상전을 계속 확대 중인 이스라엘은 11일 라파 동부의 샤부라 난민촌과 제니나 등 지역에 추가 대피령을 내리는 등 여전히 요지부동인 태세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지난 몇 주간 이 지역에서 하마스의 테러 활동과 은신처가 발견됐다면서 해안 쪽 알마와시에 있는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하라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은 라파 동부 공격을 시사했지만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신와르가 라파에서 북쪽으로 8㎞ 떨어진 칸유니스 지역 지하 터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부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의 정확한 소재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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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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