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21 00:04
수정 2023-09-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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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색 셔츠’ 젤렌스키 총회 참석
“러 식량 등 무기화, 여러분도 위협
어린이 납치 인종말살” 15분 토로
지원 거부 美하원 의장 만날 계획

바이든, 중앙아 5개국과 첫 ‘C5+1’
러엔 “전쟁 책임” 中엔 “디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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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UPI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UPI 연합뉴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제78차 유엔총회는 예상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를 모았다. 그가 늘 입는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오르자 환성이 터져 나왔다. 15분 동안 격정적인 연설을 했고, 이따금 주먹 쥔 손으로 연단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각국 대표들은 박수로 그를 응원했다. 지난해 화상으로 연설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는 물론 어린이까지 납치해 무기로 만들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가 납치한 수만 명의 어린이들은 가족과 모든 관계가 끊어진 채 우크라이나를 증오하도록 교육받고 있다. 명백한 인종 말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어린이 납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점령지 전부나 일부를 인정받기 위해 식량과 핵에너지까지 무기화해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분 국가까지 겨냥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1994년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략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고 전범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단결해야 한다.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연설을 끝맺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2년 연속 불참했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23일 총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그의 유엔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지원 문제로 미국에서 가장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 지원을 거부한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만날 계획이다. 매카시 의장은 “젤렌스키가 의회에 당선됐나? 이것이 승리를 위한 계획인가?”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지난달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위한 긴급 지출 240억 달러(약 31조원) 추가 승인을 요청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 트랙 ‘유엔 외교’를 펼쳤다. 러시아에는 정면 공세를 펼치고 뒤로는 대중국 견제에 열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적인 침략 전쟁’으로 규정한 뒤 “러시아만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이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낼 힘을 갖고 있다”며 즉각적인 철군을 압박했다.

그의 대중국 메시지는 러시아에 견줘 유화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황에 중국과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 관리를 병행함으로써 러시아, 중국과 동시에 맞서는 부담을 덜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중국 포위 또는 견제의 의지는 여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으로 ‘C5+1’(중앙아시아 5개국과 미국 협의체) 정상회의를 주최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과 역내 안보, 무역, 기후변화, 민주주의 강화 등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산시성 시안에서 이들 다섯 나라 정상과 대면 회의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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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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