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왕실 사면 받아 형량 1년으로 또 줄어…짰다 해도 정말 너무하네

탁신 왕실 사면 받아 형량 1년으로 또 줄어…짰다 해도 정말 너무하네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01 20:45
수정 2023-09-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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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지난달 22일 방콕 돈 므엉 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지난달 22일 방콕 돈 므엉 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15년의 도피 생활을 끝내고 귀국하겠다고 나설 때부터 왕실과 군부와 타협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가 지난달 22일 귀국해 수감된 지 열흘 밖에 안 됐는데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또 감면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왕실은 1일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태국 국왕이 8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탁신 전 총리의 형량을 1년으로 감형했다고 밝혔다. 2008년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탁신 전 총리는 유죄 판결을 받기 전 해외로 달아났고, 법원은 4건의 궐석 재판에서 그에게 모두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귀국한 탁신 전 총리에게 8년만 수감 생활을 하라고 명령했는데 그는 수감 첫날 밤 고혈압 증세를 이유로 경찰병원에 입원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지금까지 단 하루도 교도소에 머물지 않았다. 15년 동안 해외 도피해 귀국했는데 하루도 교도소에 제대로 수감하지 않았는데도 왕실 사면으로 또 1년형으로 감형됐다.

왕실은 “이로써 탁신이 그의 지식과 경험을 국가가 더 발전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탁신은 군주제에 대한 충성과 사법 제도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총리를 지냈고 건강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탁신은 전날 정부에 사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하루 만에 감형 결정이 왕실 관보에 실렸다.

태국의 사법 제도와 정의가 정말 우습게 됐다. 이런 나라에서 누가 누구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할 것인가?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에 올랐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 계층의 지지를 받았다.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 끝에 그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탁신이 귀국하던 날 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이 집권에 성공했다. 탁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타 타위신이 의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프아타이당은 지난 5월 14일 총선에서 개혁 성향의 전진당(MFP)에 제1당 자리를 내줬지만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해 프아타이당이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의 협력 관계를 끊고 탁신을 쫓아낸 군부 측과 연대해 공동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일부에서는 탁신의 병원 행이 특혜라고 비판하고 그를 사면해서는 안 된다는 청원을 내기도 했으나, 세간의 예상대로 수감 생활은 크게 줄게 됐다.

지난 20여년 태국 정치는 탁신 대 반(反)탁신 세력으로 갈라져 대립해 왔다.탁신은 오랜 세월 태국을 떠나 있었지만, ‘레드 셔츠’로 불리는 지지 계층은 지금도 그를 추종한다. 그래서 이런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버젓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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