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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도시 봉쇄에 홍콩 탓하는 中네티즌…우한 잊었나

코로나19 도시 봉쇄에 홍콩 탓하는 中네티즌…우한 잊었나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3-16 15:31
업데이트 2022-03-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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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대유행에 도시 봉쇄 없는 홍콩
中소셜미디어 “홍콩 책임” 글 급속 확산
“홍콩 향한 中정부의 의중 반영” 시각도

봉쇄령 내려진 중국 선전시
봉쇄령 내려진 중국 선전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광둥성 선전의 전자상가 거리. 2022.3.14
AP 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며 광둥성 선전 등 일부 도시에 봉쇄령까지 내려지자 앞서 유행을 맞은 홍콩으로 중국 내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과 웨이보에 현 코로나19 확산세가 홍콩 탓이라고 불평하는 의견이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여론이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홍콩 때문에 광둥성 운다”…불만글 확산
위챗에서 확산 중인 ‘선전은 봉쇄됐다. 홍콩은 어떠한가’라는 제목의 글은 봉쇄로 인적이 끊긴 선전의 거리 사진과 인파로 붐비는 홍콩의 해변·쇼핑몰 사진을 대비시키고선 “광둥성 전체가 홍콩 때문에 울고 있다. 나는 화가 난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 글은 위챗에서 수천회 공유됐다.
“선전은 봉쇄됐는데 홍콩은 물놀이”
“선전은 봉쇄됐는데 홍콩은 물놀이” 웨이보 캡처
또 다른 위챗 이용자들은 홍콩 때문에 중국에 코로나19가 퍼졌는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사과도 하지 않고 여전히 중국식 봉쇄와 전수검사를 진행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파력이 큰 오미크론 변이 유행 속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나 도시를 전면 봉쇄하고 전수검사를 시행하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 중이다.

이에 비해 홍콩은 자체적인 방역 정책을 시행 중이다.

앞서 람 장관은 홍콩과 인접한 선전이 14일 도시 봉쇄에 들어가자 “홍콩은 자원과 인력, 시스템 차원에서 선전처럼 전수검사를 불시에 갑자기 단행할 수 없다”며 선전과 홍콩의 직접 비교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선전의 한 위챗 이용자는 “우는 아기는 늘 우유를 얻는다”며 “우리가 지금 위기에 처했는데 그냥 홍콩에 대한 식량 공급을 끊어버리면 안 되나?”라고 썼다.
코로나 폭증 중인 홍콩
코로나 폭증 중인 홍콩 홍콩 의료진들이 14일(현지시간) 임시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러 온 주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2.3.14
AP 연합뉴스
광둥성과 선전시가 도시 봉쇄와 방역 강화에도 홍콩에 식량 등 물자 공급을 계속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홍콩은 신선 채소 등 많은 물자를 선전을 통해 중국 본토에서 들여오고 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위챗을 통해 “홍콩이 선전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홍콩 내 친중 정치인들도 본토인들의 불만을 이해한다며 홍콩 정부 비판에 가세했다.

홍콩 유일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탐유충은 중국 감염의 상당수가 홍콩발이기에 중국 네티즌들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면서 “홍콩 정부도 이미 많은 비판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 비난할 수 없듯이 홍콩 비난도 멈춰라”
반면 홍콩 최대 노조연합단체인 공회연합회의 웡궉킨은 “전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킨 코로나19에 대해 처음 발병 사례가 보고된 우한을 비난할 수 없듯이 홍콩을 비난해서도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으론 중국 네티즌들의 홍콩 비판 여론은 중국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라우시우카이 부회장은 “어떤 면에서 중국 네티즌들의 목소리는 중앙 정부가 홍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대변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들의 발언은 이미 삭제됐을 것”이라고 봤다.

홍콩정부 불신에 백신 접종률 턱없이 낮아
건물 밖까지 밀려난 홍콩의 코로나19 환자들
건물 밖까지 밀려난 홍콩의 코로나19 환자들 홍콩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2월 15일 병원에 실려온 환자들이 병상에 수용되지 못하고 건물 밖에 나와 있다. 2022.2.15
EPA 연합뉴스
홍콩은 15일 코로나19 신규 환자 2만 7765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는 역대 최고인 289명으로 보고됐다.

13일까지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993명으로 2020년 초 우한에서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3869명) 수를 넘어섰다.

중국 당국의 은폐 속에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홍콩은 이마저도 넘을 가능성이 있다.

홍콩의 이러한 대유행과 높은 치명률은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홍콩은 지난해 2월 말부터 충분한 물량 속에 화이자와 중국 백신인 시노백 두 종류의 백신을 접종했으나 홍콩인들이 접종을 꺼리면서 도중에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화이자 백신을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에 기부해야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까지 1차 이상 백신 접종률이 80%에 미치지 못했고, 8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지난달까지도 30%를 넘지 못했다.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젊은 층은 백신 접종은 물론이고 출입 QR코드조차 찍으려 하지 않았고, 노년층은 홍콩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없어 감염 위험이 적고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접종을 거부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이미 지난 14일까지 홍콩 740만명의 전체 인구 중 절반가량인 358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5월 중순은 돼야 신규 환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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