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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가라”...여자친구 말에 플로리다 붕괴 참사 피한 美남성

“자고가라”...여자친구 말에 플로리다 붕괴 참사 피한 美남성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29 14:20
업데이트 2021-06-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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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서 잠든 시각에 “아파트 붕괴”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 아파트 건물 일부가 무너진 지 닷새째가 돼 기적의 생환 가능성이 옅어지는 가운데 지난 26일(현지시간) 근처 해변에서 붕괴 현장을 올려다보던 커플이 탄식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 아파트 건물 일부가 무너진 지 닷새째가 돼 기적의 생환 가능성이 옅어지는 가운데 지난 26일(현지시간) 근처 해변에서 붕괴 현장을 올려다보던 커플이 탄식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한 남성이 여자친구의 말 덕분에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참사에 희생되는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인 에릭 드모우라(40)는 붕괴한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타워 사우스 아파트 10층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는 건물 붕괴 전날인 23일에도 재택근무를 마친 후 오후 6시 15분쯤 여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그는 두 명의 다른 커플, 그들의 자녀와 함께 그날 밤 열린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이후 그느 뒷마당으로 나가 축구를 하던 중 수로에 빠진 공을 주우러 들어갔다가 옷이 물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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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북쪽 서프사이드에 있는 12층 짜리 콘도 건물의 붕괴 모습. A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북쪽 서프사이드에 있는 12층 짜리 콘도 건물의 붕괴 모습.
AP 연합뉴스
갈아 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드모우라는 집에 가려고 나섰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자고 가라고 권유한 것. 이에 드모우라는 집에 가기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24일 오전 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드모우라는 30분쯤 뒤 잠이 들었는데, 이 시각은 아파트가 붕괴한 시각이다. 드모우라는 오전 5시 30분쯤 화장실에 가려고 잠에서 깼고, 휴대전화를 봤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 관리자 중 한 명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 이상해 전화를 걸었다가 “세상에, 살아있군요”라는 말부터 들었다.

뒤이어 건물이 무너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와 함께 붕괴한 아파트의 잔해를 사진으로 전해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여자 친구는 충격에 몸을 떨었고, 드모우라는 차에 뛰어올라 집으로 향했다.

그는 “내 눈으로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꿈속에 있는 것 같다. 나와 여자친구를 위해 이것은 분명 기적”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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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작업자들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1.6.28  A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작업자들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1.6.28
AP 연합뉴스
美 아파트 붕괴 사고, 이어지는 구조 작업
아파트 붕괴 참사가 발생한지 5일째인 29일, 생존자 구조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다.

이날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붕괴 현장에서 시신 1구가 추가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15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BBC 등 외신은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빈틈인 ‘에어포켓’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다 동원해 구조 작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실제 이날 오후 구조팀은 잔해 더미 아래의 빈 공간 일부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작업에 투입된 크레인이 대형 콘크리트 슬래브를 하나씩 제거하면 그 공간으로 구조대원들이 들어가 음파 탐지기, 탐지견, 카메라 등을 동원해 빈 공간이 있는지 수색하고 있다.

알바레스 구조대장은 현장에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습기도 높아 구조 여건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조대원 모두는 희망을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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