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힌두·무슬림 충돌… 최소 34명 숨져

인도 뉴델리 힌두·무슬림 충돌… 최소 34명 숨져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2-27 22:18
수정 2020-02-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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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법 개정안 놓고 나흘째 폭력 시위

모디 총리 자제 촉구 무색… 200여명 부상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무슬림을 차별하는 시민권법 개정안을 놓고 힌두 민족주의자와 무슬림의 충돌이 나흘째 이어진 27일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힌두 민족주의자인 나렌드라 모디(69) 총리는 충돌 3일째에야 트위터를 통해 “평화와 우애 유지”를 촉구했지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폭력 충돌은 지난 23일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시민권법에 항의하는 무슬림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4일간의 충돌로 최소 34명이 죽고 20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흉기, 총기, 염산 등으로 무장한 힌두 폭도들은 무슬림의 집, 가게, 사원 등에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질렀다. 폭도들은 취재기자들을 붙잡아 종교를 묻기도 했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힌두 폭도들은 부상당한 무슬림에게 국가를 부르게 강요하고 구타했다. 뉴델리의 수니 쿠마르 GTB 병원장은 “우리 병원에 (들어온) 총상 환자가 약 60명”이라며 “26일에만 환자 16명이 새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 안치된 시신이 30구다.

시민법권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했다. 이 법에 따르면 인도에서 소수인 무슬림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면서 각종 차별 대우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회당의 소냐 간디(73) 대표는 “집권 여당인 BJP당이 증오와 공포의 분위기를 확산시킨다”고 비판했다.

모디 총리가 뒤늦게나마 “자제와 정상 복원”을 호소했지만, AFP는 그가 구자라트 주장관 시절인 2002년 발생한 폭동으로 무슬림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당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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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2-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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