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미투…F1그리드걸에 이어 미술작품도 ‘OUT’

불붙은 미투…F1그리드걸에 이어 미술작품도 ‘OUT’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2 10:07
업데이트 2018-02-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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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전 세계 사회 각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2일 주요 외신들이 진단했다.

단순히 과거 피해 사실과 가해자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거나 성차별 문화를 바꾸는 실질적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우선 이번 시즌 호주 멜버른에서 막이 오르는 F1(포뮬러원) 대회에서 ‘레이싱 걸’로 불리는 그리드 걸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F1 대회는 지난달 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 세계 챔피언 시즌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랜 기간 (대회에서) 단역을 맡아온 그리드 걸을 활용하는 관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F1은 “우리는 이러한 관행이 우리의 브랜드 가치와 어울리지 않으며 분명 오늘날 현대 사회 규범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그랑프리 주말 동안 진행되는 다른 모터스포츠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리드 걸은 우산이나 운전 선수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출발선에 서서 관중들의 흥을 북돋는 일을 주로 한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그 역할을 맡아 오랜 기간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러한 지적에 따라 앞선 대회에서 남성 모델이나 아동을 마스코트로 기용하기도 했다.

영국의 맨체스터 미술관에서는 최근 미투 캠페인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인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힐라스와 님프들(Hylas and the Nymphs)’을 일시 철거했다.

맨체스터 미술관은 블로그를 통해 “이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수동적으로 장식하는 형태’ 혹은 ‘팜므 파탈’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빅토리아 시대의 판타지에 도전해보자”고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은 젠더, 인종, 성별, 계층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 완전히 얽혀있는 세상에 존재한다”며 “예술작품들이 어떻게 더 현대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이 미술관의 현대미술 큐레이터 클레어 가나웨이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미투와 ‘타임스 업’(Time‘s Up) 운동을 둘러싼 캠페인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타임스 업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다.

미국에서는 은행 등 금융업계에서 여성과 소수집단이 고위직에 얼마나 포진해 있는지, 이들이 남성과 공평하게 임금을 받는지 등의 정보를 공개하도록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성희롱 피해자 지원단체인 AVFT가 미투 캠페인이 시작된 뒤 수개월 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의·요청을 받아 전화 상담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히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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