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동성결혼 합법화 ‘전쟁 중’…폭력 쓰거나 주례 취소도

호주는 동성결혼 합법화 ‘전쟁 중’…폭력 쓰거나 주례 취소도

입력 2017-09-15 17:15
수정 2017-09-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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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벌금 신설하며 충돌 막기…보수 여당 내도 이견 표출

호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놓고 국민 의사를 묻는 우편투표가 이번 주 시작되면서 벌써 갖가지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이번 우편투표는 지난 12일 투표용지의 우편물 발송으로 시작돼 오는 11월 7일까지 회신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투표 결과에 직접적인 구속력은 없으며 찬성표가 많을 경우 연방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가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빅토리아주의 한 장로교 교회 목사는 예비신부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의견을 피력한 뒤 오는 11월 예정된 그녀 결혼식의 주례를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호주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이 목사는 편지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당신의 주장은 예수의 가르침과 함께 호주 장로교와 나 자신의 성서에 입각한 입장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자칫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결혼식을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

주위에 이미 결혼식 초대장을 보낸 예비신부는 목사의 급작스러운 거부에 부랴부랴 다른 예식 장소를 찾아 나섰고, 간신히 일반 예식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예비신부는 “동성애자 친구들도 결혼식장에 올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런 결정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10년 이상 교회를 다녔지만 더는 다니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동성결혼 지지자인 맬컴 턴불 총리는 이 같은 갈등에 대해 “내가 다니는 가톨릭 성당은 전에 이미 결혼을 했던 사람의 주례를 서지 않는다”며 종교의 자유 차원에서 교회가 결정할 사안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브리즈번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19살 청년이 동성결혼 지지 깃발을 훼손하는 한 남성을 제지하려다 폭행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사건은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가 잘 아는 청년이 직접 겪은 일이라며 폭행으로 얼굴에 피가 흐른 모습의 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호주 의회는 찬반 세력 간 갈등이 충돌로 번진 것을 우려, 지난 13일 우편투표 기간 중 성적 지향을 이유로 협박하거나 거짓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 등에 최대 1만2천600 호주달러(1천140만 원)의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

여론조사 결과 동성결혼에 대해 약 60~70%가량이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턴불 총리가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가운데 보수파의 거물인 존 하워드 전 총리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등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에서 손을 놓고 있다며 현 정부를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턴불 총리의 전임자인 토니 애벗도 동성결혼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동성애자인 국적항공사 콴타스의 앨런 조이스 최고경영자(CEO)가 100만 호주달러(9억 원)를 기부하는 등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기업과 기업인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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