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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가 장악한 트럼프 정부…‘정적’ 배제 통합과는 거리

아웃사이더가 장악한 트럼프 정부…‘정적’ 배제 통합과는 거리

입력 2016-12-14 02:05
업데이트 2016-12-1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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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비서실장 일부 빼고 대부분 정치권 비주류와 외곽에서 발탁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초대 내각은 ‘아웃사이더’들로 채워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가 운용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안보와 경제팀은 물론이고 교육, 노동, 환경 등 주요 포스트도 비주류와 외곽 출신 인사들로 채웠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기성 정치권 주류의 공고한 아성을 무너뜨리고 공화당 경선과 대선 본선을 승리로 장식한 만큼 초대 내각도 그 취지를 살려 ‘아웃사이더 행정부’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주장해 온 대로 기득권 혁파와 ‘워싱턴의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해 백악관 비서실장(라인스 프리버스), 법무장관(제프 세션스), 에너지장관(릭 페리) 등 일부 포스트를 제외하고는 아웃사이더들을 대거 전면에 포진시킨 것이다. 그 주인공들은 공직 경험이 없는 기업인과 군인들이 대다수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국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오른 틸러슨 내정자는 오랜 기간 공화당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공직 경험은 전혀 없다.

‘외교 총사령탑’인 국무장관은 역대로 거물급 정치인이나 외교관들이 맡는 것이라는 통념을 단번에 깨고 행정부 근처에는 가 본 적도 없는 그를 국무장관에 파격 발탁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은 폭넓은 글로벌 인맥과 CEO로서 경영능력을 외교활동에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또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에 내정된 스티브 배넌은 아웃사이더 중에서도 극우 아웃사이더에 속하는 편이고, ‘안보 총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과 국방장관에 낙점된 제임스 매티스는 그동안 버락 오바마 정부와 각을 세워 온 비주류 군인들이다.

트럼프 백악관의 막후 실권을 쥘 것으로 보이는 배넌 내정자는 극우성향의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 창업자로, 대선 기간 ‘트럼프 팡파르’를 자처했던 이 매체는 ‘대안 우파’(alt right)라는 새로운 극우 운동의 선봉에 서서 저널리즘의 공익보다는 당파성에 치중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플린 내정자는 미 로드아일랜드대 학군단(ROTC)을 거쳐 1981년 임관한 뒤 33년간의 군 생활에서 정보와 특수전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대(對)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작전과 정보를 통합한 전술 개발로 주목을 받았다.

2012∼2014년 DIA 국장 재직 시절 오바마 정부의 소극적인 군사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다가 결국 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전역했다.

매티스 내정자 역시 오바마 정부의 이란 핵협상을 대놓고 반대해 온 인물로, 상원 인준을 거쳐 국방장관에 공식 임명되면 전직 고위급 장성으로는 1950∼1951년 조지 마셜 이래 처음으로 국방장관 자리에 오르게 된다.

경제팀 역시 월가 출신 아웃사이더들의 독무대가 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정부 경험은 전혀 없다.

예일대 졸업 후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금융계에 입문했으며 골드만삭스에서 17년간 일한 뒤 2002년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널 매니지먼트’를 창립했다.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도 관심을 보여 흥행작인 ‘엑스맨’과 ‘아바타’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므누신 내정자의 경우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에 오르는 기록도 갖게 됐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 역시 공직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 24년간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투자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매각하는데 수완을 발휘해 ‘기업 사냥꾼’, ‘파산의 왕’(king of bankruptcy)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사실상 막후에서 ‘경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도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인 게리 콘이 낙점됐다.

이밖에 대선 공신 출신인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 내정자, 패스트푸드 기업 ‘CKE 레스토랑’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내정자, 학교선택권을 주창하는 교육운동가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소유주인 린다 맥마흔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등도 워싱턴의 주류 정가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 ‘정적’과 민주당 인사들까지 만나는 등 포용과 통합의 모습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통합보다는 내각을 본인의 색깔로만 채운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대표적 정적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강경파 측근들의 반발 속에 트럼프 내각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선 내내 트럼프 당선인과 각을 세워 온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반대 진영에 섰던 인물 가운데 발탁된 인사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내정자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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