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난 후…우울증 앓는 선수들

올림픽이 끝난 후…우울증 앓는 선수들

입력 2016-09-11 10:50
수정 2016-09-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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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올림픽 향해 전력질주 후 오는 공허·미래에 대한 불안 경험

지난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폐막한 뒤 3주가 지났다. 수천 명의 참가 선수들은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 중 많은 이들은 대회 후 밀려오는 공허와 불안으로 우울해지는 ‘올림픽 후유증’과 씨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1일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이 같은 후유증은 스타 선수들과 덜 알려진 선수들 모두에게서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후 침체기를 겪었고, 이는 이후 음주 운전과 알코올 중독 치료로 이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올림픽 기간 중 미 NBC 뉴스에 “아직도 내 방에 갇혀있던 날들을 기억한다”며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살고 싶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펠프스의 동료 수영선수인 앨리슨 슈밋도 런던 올림픽 후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그는 이후 선수들에게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을 권유하는 ‘전도사’가 됐다.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을 전력투구한다. 경쟁 과정에서 극도의 아드레날린을 분출하고 언론의 관심, 환희와 흥분을 경험하지만, 대회가 끝나면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이 멈춰버리게 된다.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스포츠 심리학자인 캐런 코건은 “선수들은 너무나 열심히 임하고,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붓는데, 어떤 선수들의 경우 말 그대로 경기가 몇 초안에 끝이 난다”며 “그렇게 끝이 난 다음에는 이제 어떻게 하지?”하고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리우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었던 펜싱 선수 켈리 헐리도 4년 후 네 번째 도전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학교에 다니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있다”며 “지난 4년간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친구를 잃었다”고 토로했다.

헐리처럼 많은 선수가 스포츠 밖의 삶은 미뤄둔다. 학업을 연기하거나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중요한 가족 행사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선수들은 은퇴에 따른 문제에 시달리기도 한다.

코건은 “그들은 어떤 종목의 운동선수라는 정체성에 너무나 단단히 싸여있다”며 “갑자기 그러한 정체성을 잃게 될 때 큰 어려움과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많은 선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더는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 데 충격을 받으며, 메달리스트들의 경우 선수로서의 성공으로 더 큰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

또 올림픽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들의 경우 계속해서 당시 경기를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20위를 한 근대 5종 경기(사격·펜싱·수영·승마·크로스컨트리) 선수 마르고 이삭센은 “내가 쓸모없게 느껴진다”며 “내가 나 자신과 코치들을 실망하게 했다고 느껴져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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