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사우디 소송 허용법’ 미국 상원 만장일치 통과

‘9.11테러 사우디 소송 허용법’ 미국 상원 만장일치 통과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5-18 16:20
수정 2016-05-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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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거부권 행사 예고 속 양국 관계 냉각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것인가.

 미국 상원이 테러행위 지원단체나 국가에 대한 징벌적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테러행위 지원단체에 대한 정의실현 법안’(JASTA)을 1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 법안이 가뜩이나 꼬여있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더욱 냉각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지원하거나 책임을 지닌 국가에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들이 미 법원에 해당 국가 정부나 관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이른바 ‘9·11 사우디 소송 허용법’으로 불린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사우디 정부의 일부 관료(왕족)들이 테러를 사실상 지원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된 때문이다. 실제로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출신이다. 이들이 같은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 왕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10여년간 회자돼 왔다. 이런 이유로 사우디 정부는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강하게 반발했다.

 법안은 이미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이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도 법안에 대해 전폭적 지지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수십년간 강력한 동맹관계를 자랑했던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엇박자를 심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상원은 법안 통과와 함께 미국 대통령들이 국익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던 사우디와 관련된 9·11 의회 수사보고서의 일부를 마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법안이 당장 발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즉각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법안의 하원 표결에 회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상원에서 발의된 이 법안은 하원 표결을 거쳐 백악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민주당의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NYT에 “사우디가 테러와 연관되지 않았다면 법안 통과를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NYT는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법안 최종 통과시 미국에 있는 최대 75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등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소송 과정에서 연방 법원이 사우디 자산을 동결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일종의 협박으로 비쳐졌다. 그동안 미국과 사우디 정부는 시리아와 이란 해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20일 사우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국왕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하던 관례가 깨지면서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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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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