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조세회피 해명…“富는 더러운 것 아냐”

영국 총리, 조세회피 해명…“富는 더러운 것 아냐”

입력 2016-04-12 09:19
수정 2016-04-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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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후 첫 의회 출석 “합법적 돈벌기 지켜줘야…아버지는 중상모략당해”

사상 최대 조세회피 폭로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의 공개로 부친의 조세회피 의혹에 휘말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부(富)의 창출과 열망은 더러운 단어가 아니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작고한 부친 이언 캐머런이 조세회피처에 역외 투자펀드를 설립했다는 의혹 제기 후 처음으로 영국 하원에 출석해 이같이 해명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그는 “(부의 창출은) 우리나라의 성장과 번영의 핵심 동력”이라며 “우리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투자하고 주식을 보유하려는 사람들을 항상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영국 시민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권리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는 “탈세와 과도한 조세회피를 금지하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위적으로 세금을 줄이려는 시도와 투자를 장려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추가로 불거진 자신의 상속세 회피 논란과 관련해 “자녀에게 커다란 금전적 선물을 주는 부모들을 정부가 ‘자랑스럽게’ 지지해야 한다”며 상속세를 물지 않기 위해 생전에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을 지지하는 발언도 했다.

작고한 부친이 스캔들에 휘말린 데 대해선 “아버지가 중상모략을 당하고 있다. 매우 가슴이 아프고 완전히 사실과 다른 주장이 있어서 그것을 바로잡고 싶다”라며 “이 투자펀드는 대부분 달러 표시 증권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역외에 설립된 것이고 이는 다른 상업적 투자펀드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이날 의회에서 고객의 조세회피를 돕는 기업에 형사상 책임을 묻는 내용의 탈세방지법 조기 시행 계획을 공개한 캐머런 총리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먼군도를 포함한 해외 영토가 앞으로 영국의 법 집행기관과 세무당국에 기업 소유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의 해명과 제도 개선 카드가 야당의 반발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캐머런 총리의 해명에 대해 “관심을 딴 데로 돌리게 하는 고급 기술을 보여줬다”고 폄하하면서 “(영국에는) 슈퍼리치를 위한 법과 나머지 사람들을 위한 법이 따로 있다. 총리가 이런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코빈 대표는 의원 봉급을 제외한 지난해 소득을 1천850파운드(약 212만원)라고 스스로 공개해 지난 6년간 100만 파운드(약 16억3천만원) 이상을 벌었다고 공개한 캐머런 총리와 대조를 이뤘다.

같은 당 데니스 스키너 의원은 캐머런 총리를 “부정직한 데이브”라고 불렀다가 발언을 철회하라는 하원의장의 요청을 거부해 의사당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다른 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도 캐머런 총리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며 “사람들은 평범한 납세자와 소수의 슈퍼부자에게 다른 룰이 적용된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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