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대학들 ‘교내 총기소유’ 논란 가열

美 텍사스대학들 ‘교내 총기소유’ 논란 가열

입력 2016-03-25 08:16
수정 2016-03-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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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총기휴대법 발효…교직원 사직 잇따라 교수들 “학점 어떻게 주나”…신입생 모집도 악영향

미국 텍사스 주 대학들이 오는 8월부터 캠퍼스 내에서 자유롭게 총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오픈 캐리’(Open-carry) 법의 발효를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주 의회는 지난해 말 캠퍼스 내에서 총기 소유를 허용하는 오픈 캐리 법안을 통과시켰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스스로 방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법안 취지다.

하지만 텍사스 주의 대학들은 캠퍼스 내 총기 소유가 허용되면 교직원들이 잇따라 학교를 떠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신입생 모집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스스로 방어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법안 취지와는 다르게 캠퍼스 내 안전이 위태로워지고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 2명은 이미 학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대니얼 해머메시 경제학 교수는 사직 이유로 “학점에 불만을 품은 학생이 총을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까닭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대 로열할로웨이로 옮긴 해머메시 교수는 “내가 가르치는 경제학 입문 수업을 듣는 학생이 500여 명에 이른다”면서 “학점에 불만을 품은 학생이 없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주에서 21세 이상 합법적 총기 소유자는 1%에 이른다. 이를 산술적으로 대입하면 5만여 명이 다니는 오스틴 텍사스대에서 8월부터 500여 명이 캠퍼스 내에서 총기를 소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스틴 텍사스대에서는 지난달 캠퍼스 내 총기 소유와 관련해 “교실에서 총기 소유는 불법이 아니지만, 기숙사와 체육관, 정신건강 치료소, 화학약품이 있는 실험실 등에서는 총기 소유를 불허한다”는 교칙을 발표했다.

일부 교수들은 자신이 수업하는 교실과 개인 사무실에서 총기 소유를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벨텍사스 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와인버그 교수는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내 수업 시간에는 총기를 갖고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맥스 스노덜리 신경과학 교수는 “학교를 떠나는 교직원들뿐만 아니라 학부생들의 대학원 진학도 뚝 떨어질 것”이라며 “잘못된 법안이 일으킨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캠퍼스 내 총기소유 반대’ 회원이기도 한 스노덜리 교수는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허용한 법안에 대한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스턴대에서는 지난달 오픈 캐리 법안 발효에 앞서 교수들에게 보낸 행동수칙 권고문에서 “수업 시간에 민감한 주제를 토론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고문은 이어 ▲학생들이 화가 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즉시 자리를 피할 것 ▲수업 이외에 학생 면담을 제한할 것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만 학생들과 만날 것 ▲약속도 근무 시간에만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오스틴 텍사스대 대학원생인 반스 로퍼는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둘러싼 대학들의 우려는 기우”라면서도 “교직원이나 신입생들의 수준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에서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허용하는 주는 텍사스를 비롯해 콜로라도, 아이다호, 캔자스, 미시시피, 오리건, 유타, 위스콘신 등 8개 주다. 미주리를 비롯한 9개 주는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법적으로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주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18개 주다. 나머지 23개 주는 학교 재량에 맡긴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기관 ‘캠퍼스에서 총기 퇴출’은 “캠퍼스 내 총기 소유를 허용하고 있는 콜로라도와 유타 주의 대학들에서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캠퍼스 내 범죄율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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