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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발생하면 어떤일이…일자리↓, 물건가격↓, 성장률↓

디플레 발생하면 어떤일이…일자리↓, 물건가격↓, 성장률↓

입력 2015-09-02 07:38
업데이트 2015-09-0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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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홍콩 등 장기 디플레로 고통받아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물건 가격이 내려간다. 은행 계좌 속 돈은 가만히 두기만 해도 가치가 높아진다.

더없이 이상적인 상황 같지만 세계 역사상 한번 물가 하락, 즉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가 경제는 빠져나오기 힘든 침체의 늪에 빠졌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로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각국에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디플레이션 경험 국가인 홍콩과 일본의 경우를 돌아보면 디플레이션이 향후 세계 경제의 악재가 될 여지가 크다.

◇ “정규직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日 청년들 아르바이트 전전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 경제의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디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경제 거품이 꺼지고 국민은 부채 부담에 시달리면서 디플레이션이 시작됐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인 ‘규동’(소고기덮밥) 가격은 한 그릇에 200엔(약 2천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디플레이션 여파로 내수가 가라앉고 기업 매출이 줄자 정규직 일자리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1992년만 하더라도 일본 청년의 80%가 정규직이었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는 절반이 비정규·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연간 2%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일본 젊은이들은 정규직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의 길을 택했다.

한 일본 청년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도시에서 2시간 거리인 잉크 프린터 공장에서 카트리지 뚜껑을 덮는 일을 한다고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이 전했다.

하루에 9시간씩 근무를 하지만 비정규직에다가 임금이 워낙 낮아 주말이면 막노동 일거리를 찾는다.

당구대 크기와 엇비슷한 아파트에서 라면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청년은 자신의 삶을 ‘프리터의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기업이 디플레이션 심리에 잠겨 투자를 꺼리면서 정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 완화 정책을 펼쳐도 경기는 쉽사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 정책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완전한 디플레이션 탈피는 아직 요원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마천루의 몰락’ 홍콩 부동산 가격 반 토막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홍콩에서도 약 8년에 걸쳐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은 환율 약세를 이어갔지만 홍콩은 환율을 미국 달러화에 고정한 페그제를 운용하면서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홍콩과 중국이 경제일원화를 하면서 값싼 제품과 노동력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웠다고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설명했다.

2003년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까지 유행해 단 넉 달 사이에 3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홍콩의 소비는 사실상 얼어붙었다.

당시 대형 쇼핑몰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홍콩을 여행자제권고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여행객도 급감했다.

관광업이 침체하자 급기야는 홍콩의 한 항공사가 단돈 999 홍콩달러(약 15만원)에 중국 3박4일 패키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디플레이션 기간에 부동산 가격도 폭락했다.

도시 면적이 작은 홍콩은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였다.

1980년 1분기 부동산 가격을 100으로 가정해 분기별 홍콩부동산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1997년 3분기 197.8을 기록했던 부동산 가격은 2003년 3분기 69.2로 6년만에 65% 감소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전고점을 넘어서며 홍콩 부동산 가격이 다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의 기억은 뼈아프게 남아있다.

중국 경기가 불안해지고 지난해 소매 판매액이 전년보다 0.3% 줄어든 4천933억 홍콩달러(약 70조원)로 나타나자 홍콩 시민들은 디플레이션을 먼저 떠올렸다.

홍콩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 역시 디플레이션이 심화했던 2003년 이래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막 수이킹 홍콩소매협회장은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소비 판매 감소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두고 ‘악몽’이라고 표현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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