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방장관 “침략사실 부정한 적 없다”

일본 관방장관 “침략사실 부정한 적 없다”

입력 2013-05-11 00:00
수정 201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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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내각 입장 계승”’침략’ 표현 피해가며 모호한 수습 시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아베 총리의 무라야마(村山) 담화 부정 논란에 대해 “침략 사실을 부정한 적은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

NHK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침략의 정의에 대한 학문적 논쟁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아베 내각이 침략 사실을 부정한 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며 “어쨌거나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어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전제하에, 전문가 회의를 열어 미래지향적인 담화를 발표하고 싶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2차대전 종전 70주년(2015년)에 즈음한 이른바 ‘아베 담화’ 발표 계획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3일 “침략의 정의는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침략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스가 장관을 내세운 아베 정권의 과거사 문제 봉합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일 스가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에 대해 “수정을 포함한 검토를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노 담화에 이어 이번엔 무라야마 담화 수정 논란을 무마하려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스가 장관의 발언으로 ‘침략 부정’ 논란이 종식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10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무라야마 담화의 ‘침략’ ‘식민지 지배’라는 표현도 계승하느냐는 추궁에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만 답하는 등 일본의 침략을 구체적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 봉합 시도가 미국 변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회보고서가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이 미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전직 주일 미국대사, 미국 주요 신문 등이 잇달아 경고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신은 1차 집권기인 2007년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사실상 부인한 뒤 미국 의회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일이 결과적으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앞당겼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태가 더 장기화하면 6년 전과 유사한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봉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과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미국의 불신을 초래하면 정권은 견디지 못한다”는 외교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자민당의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나고야(名古屋)에서 행한 강연에서 아베 정권이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진의를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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