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對北 ‘수위조절’ 조짐…내부선 혼재된 목소리

미국 對北 ‘수위조절’ 조짐…내부선 혼재된 목소리

입력 2013-04-05 00:00
업데이트 2013-04-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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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 강’ 대결 지속 땐 통제불능 상황 초래 우려

북한의 도발위협에 맞서 전례없는 ‘위력과시’에 나섰던 미국이 조심스럽게 수위조절을 꾀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强) 대 강(强)’ 식의 대결 일변도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북한의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이 작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관리는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미국으로서는 B2와 F22, 구축함 출동과 같은 무력과시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위기지수를 낮추고 북한이 오판할 잠재적 위험성을 최소화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계속되지만 앞으로는 덜 요란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군사력 과시 전략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공식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상황이 더 격화(get hotter)돼서는 안된다”며 “미국은 북한이 태도를 바꿀 경우 ‘다른 경로’를 밟아나가는데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묘한 뉘앙스를 보였다.

워싱턴의 이 같은 미묘한 기류변화는 현단계에서 상황관리가 잘못될 경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로 전면전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북한이 탄도 미사일 등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 역내 미군기지를 상대로 국지도발을 감행할 경우 통제불능의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의 군사기지를 상대로 도발할 위험성이 있다”며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보다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오판”이라고 “위험하고 휘발성이 강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더이상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 방향으로 ‘수위’와 ‘강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면서 북한의 위협을 평가하고 향후 대응옵션을 놓고 다각도의 검토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북한 위협의 수위와 현실화 여부,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방향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혼재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사실상 국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놓고 미국 내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군 당국자들을 중심으로는 북한이 조만간 도발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CNN 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며칠 안에 탄도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미국 괌 기지를 사정권을 두고 잇는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스 벡톨 전 군사정보 분석가는 “북한은 소형화·경량화된 핵탄두를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가졌을 수 있다”며 “일본과 한국의 모든 곳이 사정권에 들어와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리 세이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북한의 핵위협은 완전히 허세”라며 “북한 지도부가 자살 행위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일부 인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직접타격 능력을 놓고도 시각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경량화했는지 불확실하며 ICBM의 성능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KN-08’ 미사일의 경우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제임스 윈필드 제독은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적어도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서부해안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향후 대응방향을 놓고는 압박을 지속하라는 쪽과 협상으로 문제를 풀라는 쪽으로 유력 일간지들의 논조가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국제뉴스판인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4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지금은 위기를 진정시킬 방안을 찾아야할 때”라며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놓고 협상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더욱 유용한 것은 한국 정부로 하여금 주도권을 쥐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특히 “케리 장관이 내주 중국을 방문할 때 이 같은 대북 대응조치를 논의하는 것이 우선적 의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외교는 더이상 효과가 없으며 양보는 또다른 도발을 일으키고 있다”며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처럼 북한 권력층의 해외자산을 동결하는 금융제재가 효과적”이라며 압박을 지속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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