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방문 후진타오 ‘베일’ 벗겨질까

美방문 후진타오 ‘베일’ 벗겨질까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17:1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면서 ‘베일’에 가려진 그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후 주석에 대해 “가장 힘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를 이끌고 있음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힘이 없고,가장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2003년 이후 8년 이상 주석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외국언론과 인터뷰를 피하고 다른 정상들에게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등 여전히 두꺼운 커튼의 뒷면에 숨어있다는 것.

 WSJ은 특히 후 주석의 이런 모습이 개인적인 성향의 영향도 있지만 중국 공산당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않다고 분석했다.

 즉,기본적으로 합의를 토대로 운영되는 중국 공산당 내에서 후 주석은 여러 동등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 가운데 1명에 불과하고 다른 지도자들의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어 나서기를 꺼린다는 지적이다.

 권력이 분산된 구조에서 9인의 정치국 당무위원들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행동이 다른 위원들의 이익과 충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으로,특히 오는 2012년으로 예정된 권력 이양을 앞두고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WSJ은 그러나 후 주석의 경우 중국의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해외언론과 종종 인터뷰를 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과거 공식석상에서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했던 전임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 비해 더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의 가족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으나 2003년 그의 딸이 부유한 전직 인터넷업체 대표인 대니얼 마오와 하와이에서 몰래 결혼식을 치렀고,2009년엔 아들이 관련된 업체가 나미비아에서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등은 알려져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날 후 주석이 최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의 시험비행을 몰랐던 사례를 들며 군(軍) 장악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FP는 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면서 당연히 주요 군사프로그램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예산을 승인하는 권한을 갖지만 문제는 중앙정부 지도층이 인민군의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영향력이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FP는 2007년 1월 중국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낡은 기상위성을 격추하는 위성요격 실험을 한 뒤 12일간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슷한 사례로 들었다.

 문제는 후 주석이 군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든,아니면 실제로 젠-20의 시험비행을 자신이 승인했든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양자관계에서 불편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게 FP의 해석이다.

 게이츠 장관이 최근 방중기간 중국 인민군 장성들에게 미국 방문을 초청했고 한중,중일 사이에서 진행되는 이른바 ‘2+2 대화’를 미.중간에도 도입하자고 제안했으나 “고려해 보겠다”는 유보적인 답변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것.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부의 모든 분야를 완전히 장악하는 인물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FP는 조언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잇따라 후 주석의 권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실어 어떤 의도가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빈방문하는 외국정상을 초청국의 주요 언론이 이처럼 약속이나 한 듯 깎아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자칫 ‘외교적 결례’ 논란까지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측면지원’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어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NYT는 지난 16일 후 주석에 대해 예전 공산당 지도자들과 달리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WP는 이번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가 중국의 권력교체기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