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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50만불짜리 밥상

후진타오 50만불짜리 밥상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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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을 이벤트는 19일 백악관에서 펼쳐질 ‘국빈만찬(state dinner)’이다. 한단계 낮은 ‘공식만찬’이나 소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실무만찬’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이벤트 중의 이벤트가 국빈만찬이다.

 이 식사자리는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미국의 최고급 음식문화와 예술, 매너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하나의 종합문화예술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급 요리사가 선보이는 전통 고급요리와 유명 예술인의 공연 등이 펼쳐지고, 미·중 양국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들과 외교사절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그들이 식탁에 앉은 장면만으로도 장관이라 할 만하다. 미국이 중국 정상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을 주요 2개국(G2)으로서 극진히 모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세계의 두 ‘황제’가 마주 앉아 초호화 저녁을 즐기는 격이다.

 한 해에도 수십명의 국가원수들이 워싱턴을 다녀가지만 백악관 국빈만찬은 모든 정상들에게 베풀어지는 행사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후진타오가 세번째 국빈만찬에 초청됐다. 의전상 최고의 예우가 국빈만찬인 셈이다. 백악관 국빈만찬 대접 여부는 대통령의 재량이지만 백악관 비서실장, 국무부 등의 추천을 받아서 결정된다.

 포린폴리시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빈만찬은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때 57번의 국빈만찬을 가진 반면 빌 클린턴 대통령은 29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6번의 국빈만찬을 치렀다. 국빈만찬 감소의 원인은 준비가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다. 무려 50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백악관으로서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국빈만찬에서는 안주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중국풍’ 드레스를 입을지, 만찬 분위기를 돋울 음악으로 미국 팝 뮤직이 흘러 나올지를 비롯해 하나하나가 관심사이다. 어떤 유명 요리사가 만찬을 준비할지도 궁금하다. 칼데론 대통령 국빈만찬 때 미셸 오바마가 고향 시카고의 유명 멕시코 레스토랑 요리사를 초청한 것처럼, 이번에 전통 중국음식 요리사를 등장시킬지도 모른다. 싱 총리 국빈만찬 때 식기와 식탁보, 냅킨 등을 모두 인도 국기에 들어있는 녹색으로 통일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만찬장을 물들일 수도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에 대한 백악관 국빈만찬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대접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만찬 석상에서는 조지 거쉰의 ‘파리의 미국인’, 존 필립 소사의 ‘성조기여 영원하라’ 등이 연주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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