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대란 조짐… 땅길 이어 하늘길도 막히나

유류대란 조짐… 땅길 이어 하늘길도 막히나

입력 2010-10-20 00:00
수정 2010-10-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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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反연금개혁’ 파업 악화일로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법안에 맞선 대규모 파업·시위가 6일째를 맞는 19일(현지시간) 들어서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프랑스 공항에서 발이 묶였을 정도로 파업의 여파가 커지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간 르 파리지앵이 시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1%가 파업에 동조한다고 답해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공항 항공편 30% 운항취소

전국 12곳의 정유공장들이 가입한 정유노조가 파업에 참여했다. 3주째 항만노조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프랑스 최대 석유항 마르세유에서는 선박 입항이 봉쇄되면서 유조선 수십척이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항에 정박 중이다. 이로 인해 공항을 비롯해 전국에 걸쳐 유류 공급난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트럭 노동자들은 트럭을 일부러 느리게 몰아 도로 정체를 유도하는 ‘달팽이 작전’을 전개, 원유 수출항으로 가는 길목이 차단되다시피 한 상태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주유소 가운데 최대 1800곳에 유류 공급량이 부족해졌고 대형 슈퍼마켓과 붙어 있는 주유소 4800곳 중 1000곳에서 석유상품 가운데 최소 1종이 바닥났다. 주요 공항의 항공유 고갈 우려도 점차 커지는 가운데 항공 당국은 이날 파리 오를리 공항 항공편 절반과 샤를 드골 등 기타 공항 항공편 30%를 각각 운항 취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더욱 심상치 않은 조짐은 학생시위다. 극심한 취업난에 반발하며 거리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전국적으로 3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연행됐다. 일부 지역에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행위도 등장했다. 전국고등학생연합(UNL)에 따르면 18일 현재 850개 학교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했고, 550개 학교가 휴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1968년 5월 드골 정부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던 ‘68학생혁명’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유엔 사무총장도 공항서 발 묶여 낭패

총파업 불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한테도 튀었다. 그는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 초청으로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파리 오를리 공항 국내선 비행편이 취소되고 초고속열차(TGV)도 파행 운행되는 바람에 2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다행히 프랑스 외교부가 마련해 준 자동차로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으나 저녁 7시에 열려던 유럽의회 의장단 만찬을 한 시간 이상 늦춰야 했다. 반 총장은 20일 미국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 유럽의회 관계자는 “국가 원수급 인사가 공항에서 두 시간이나 허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프랑스가 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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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0-10-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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